롯데가 발야구를 통해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KIA의 매서운 스윙으로 만드는 뻥야구가 발야구 위에 있었다.
KIA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4차전 경기에서 8회와 9회 터진 홈런포 4방에 힘입어 10-9로 역전승을 거두며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양 팀은 중반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롯데가 4회말 김동한과 손아섭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뽑아내자 KIA는 5회초 상대 실책에 편승한 뒤 윤정우의 밀어내기 사구와 김주찬의 2타점 적시타, 이범호의 적시타 등으로 4-2로 전세를 뒤집었다. 롯데도 뒤질새라 5회말 김상호의 2타점 2루타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7회부터 경기는 다시 요동쳤다. 롯데가 먼저 주도권을 잡았는데, 가장 잘 하는 방법을 택해 점수를 뽑았다.
초반부터 접전의 승부가 펼쳐졌다. 롯데가 4회말 김동한과 손아섭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뽑았다. 그러나 5회초 수비 실책과 집중타에 4점을 헌납해 역전을 당했다. 롯데는 역전 당했지만 5회말 다시 김상호의 2타점 2루타로 4-4 균형을 맞췄다.
승부는 팽팽하게 이어졌지만 팽팽한 흐름을 깨뜨린 것은 결국 롯데였다. 그리고 올해 롯데가 가장 잘하는 방법으로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올해 113개의 도루로 팀 도루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이날 경기 전 조원우 감독은 "아무래도 팀 장타력이 올해 부족하다보니 뛰는 야구를 많이 펼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뛰는 야구가 롯데로서는 득점을 효과적으로 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
롯데는 7회초 선두타자 오승택이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황재균의 타석 때 히트 앤드 런 작전을 걸었다. 황재균이 좌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무사 1,2루가 될 상황을 무사 1,3루로 만들며 득점 확률을 높였다. 여기에 이어진 강민호의 타석 때 1루에 나간 황재균도 2루 도루를 시도하면서 무사 2,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강민호의 큼지막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5-4로 경기를 뒤집었고 황재균은 3루까지 도달했다. 이후 1사 3루에서 상대의 폭투까지 나오면서 롯데는 6-4로 2점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KIA에겐 한 방이 있었다. 발야구보다 점수를 더 쉽게 낼 수 있는 방법. KIA의 팀 홈런은 127개로 리그 3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장타가 폭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장타로 KIA는 8회 손쉽게 전세를 뒤집었고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꿨다. KIA는 선두타자 나지완이 롯데 필승조 윤길현의 135km 슬라이더를 두들겨 중월 솔로포를 쏘아 올려 5-6, 1점 차를 만들었다.
KIA의 분위기는 완전히 살아났다. 이후 이범호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루에서 KIA는 서동욱이 윤길현의 초구 137km 포크볼을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스윙 두 방으로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성우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루에서 김호령이 2B2S에서 홍성민의 7구 129km 포크볼을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사실상의 쐐기포였고 점수는 9-6으로 벌어졌다. 그리고 이범호는 9회초 이성민을 상대로 승부에 사실상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한 방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롯데에 보여줬다. 막판 롯데의 거센 추격에 불안하게 경기가 진행됐다. 그러나 롯데는 힘들게 뛰고 또 뛰면서 점수를 만들었지만 KIA는 한 방의 위력을 제대로 롯데에 보여주면서 손쉽게 경기를 뒤집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