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서캠프와는 다르다’ 허프, 1실점 호투로 기량 증명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8.19 21: 39

LG 트윈스 좌완 선발투수 데이비드 허프가 코리안 드림에 다가가고 있다. 교체된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허프는 19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등판,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3승을 올렸다. 지난 등판에서 떨어졌던 구속이 다시 상승,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양쪽 코너에 꾸준히 넣었다. 경기 내내 제구가 흔들리지 않았고, 수비 도움까지 받았다. 
허프는 오랫동안 스토브리그의 뜨거운 감자였다. 수 년째 한국과 일본 구단의 영입 희망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150km를 던지고 제구가 되는 좌완인 만큼, 많은 구단이 허프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런데 허프를 향한 러브콜은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였다. 일례로 2015시즌 LA 다저스가 류현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허프를 영입하기도 했다. ‘좌완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도 데려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허프는 수차례 팀을 옮겼지만 미아가 되지는 않았다. 

수 년 동안 허프를 리스트에 올려둔 LG 역시 포기하지 않았다. 허프가 지난해 9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스프링캠프부터 허프를 주시했다. 허프는 올해 초 캔자스시티 소속으로 스프링캠프에 임했고, 개막 후에는 LA 에인절스로 이적해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빅리그 잔류에는 실패했으나, LG는 허프가 여전히 150km 강속구를 구사하는 것을 체크하고 시즌 중반 허프를 영입했다.  
흥미로운 점은 허프가 한화 서캠프와 같은 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는 것이다. 지난 7월 14일 잠실구장에서 한화가 서캠프를 선발 등판시켰고, LG는 허프를 구원 등판시켰다. 좌투수가 필요한 LG는 서캠프 역시 영입 리스트에 올려뒀었다. 하지만 LG 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서캠프를 데려올 확률은 낮다. 한국에서 활약하기에는 구위가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아직 시즌은 한 달 반 정도 남았지만, 지금까지는 LG의 판단이 적중하고 있다. 서캠프가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평균자책점 7.56으로 고전한 반면, 허프는 3승을 올렸고 평균자책점도 3,86을 찍고 있다. 무엇보다 LG는 허프가 선발진에 포함되고 나서 마운드 전체가 한 단계 향상됐다. 
LG 구단 관계자는 허프에 대해 “그야말로 완벽주의자다. 경기장에도 가장 먼저 출근하고 자신 만의 루틴도 확실하다 우리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많은 투수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이대로라면 허프가 후반기 LG 반등에 중심이 될 수 있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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