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NC-넥센전. 3-0으로 앞선 NC는 7회 김성욱의 좌중간 2루타로 무사 2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나성범. 그런데 투수 금민철의 초구에 앞서 번트 자세를 잡았다. 볼이 들어와 대지 않았다. 투수를 흔들려는 페이크가 아니었다. 2구째도 번트 자세. 또 볼이었다.
3루 주루코치가 한참 사인을 보냈다. 3구째 나성범은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1루쪽으로 타구가 굴러가 주자는 3루까지 안착했다. 나성범이 올 시즌 476타석 만에 나온 첫 희생번트였다.
NC는 전날 넥센에 패하면서 3위 넥센과의 거리가 3경기 차이가 됐다. 이날 패한다면 2경기로 더 좁혀진다. 선두 두산을 추격하던 NC는 1위 자리는 멀어지고 오히려 3위와 간격이 가까워지고 있다. 이날은 외국인 투수 해커가 등판,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3점차 중반, 반드시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이라 중심타선인 나성범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한 것이다. 평소 웬만하면 번트를 대지 않는 김경문 NC 감독의 승부수였다.
NC는 전날 넥센전에서 8회까지 득점권 타석에서 무려 17타수 1안타(0.059)로 침묵, 패배를 자초했다. 이날도 3회 선취점을 뽑은 뒤 1사 1,2루에서 테임즈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점프 캐치에 걸려 더블 아웃됐다.
5회에는 무사 1,2루에서 클린업트리오인 나성범-테임즈-박석민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1회 삼진을 당했던 나성범은 진루타도 치지 못하고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 잔상이 남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성범의 희생 번트 성공 후 테임즈는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박석민이 좌전 안타를 때려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나성범의 첫 번트 작전은 성공으로 귀결됐지만, NC의 평소 팀컬러와는 조금 다른 방식의 추가점이었다.
4-0으로 앞선 8회, 나성범은 1사 만루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로 쐐기 2타점을 올렸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