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 첫 출전에 대하여 조찬호는 “벅차 오르는 느낌이 있었다. 상대팀에 몸 담았던 잠시 몸 담았던 적이 있지만 슈퍼매치에 출전하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며 이번 첫 출전의 감회를 밝혔다. 이번 슈퍼매치 승리 비결을 묻자 “선수들 스스로 몸 관리를 더 철저히 하면서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흘렀다.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는 특별한 대비보다는 상대팀에 맞춰 차분하게 포인트를 짚어 주시며 선수들이 긴장감 없이 편하게 준비할 수 있게 해 주셨다”며 분석했다.
이어 조찬호는 “5연승으로 팀 분위기가 최상이다. 패스 하나 하나에 서로의 생각과 호흡이 착착 맞아 들어가고 있다. 공격에서는 알아서 움직이기만 하면 그 쪽으로 공이 오고 수비에서는 서로 빈 자리를 채우며 뛰어주고 있다. 이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기세를 한껏 올리고 있는 팀 분위기를 자랑했다. FC서울은 ACL 준비에도 한창이다. 8강 1차전을 앞둔 황선홍 감독은 부임 이래 8월 24일 홈경기에 많은 초점을 두고 리그 경기에서 실험과 연구를 하고 있다. 5연승은 그 노력의 결과물인 셈이다.
조찬호에게 2009년 ACL 우승 경험에 대해 묻자 “영광이었지만, 그건 내 것이 아니다”라는 답이 먼저 나왔다. 이어 “신인 시절이고 ACL 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선배들이 만든 결과였을 뿐이다. FC서울에서 지금의 좋은 동료들과 함께 우승해서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상대에 대해서는 “유명한 선수들을 영입했고 전력이 강해졌다”고 평가한 뒤 “하지만 16강전 극적인 승리 후에 우리 팀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있다고 믿게 됐다. 팬 분들의 뜨거운 응원과 선수단에 흐르는 포기하지 않는 마음 같은 것이 있다. 나도 자연스레 동화가 되고 있다. 예선전에서 산둥에 좋은 경기를 했기에 방심을 우려할 수도 있는데 그 정도 멘탈의 선수들이 아니다”라며 비장한 각오와 팀 동료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선홍 감독과의 인연을 묻자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며 웃음을 머금은 조찬호는 이어 “서로 다른 길을 거쳐 FC서울에서 다시 만나 신기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출전 기회를 얻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적은 없다. 마치 처음 만난 감독님처럼 내가 준비를 잘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다짐뿐이다”라며 긴장감을 유지한 채 공정한 경쟁에 임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주영은 조찬호를 ‘건강 전도사’라 부른다. 조찬호는 “어릴 적부터 약하고 잘 다쳐 몸 관리에 관심이 많았다. 좋다는 것을 구해 먹어 보고 정보도 찾다 보니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주영에 대해서는 “진짜 노력하는 천재다. 정말 프로페셔널 하게 몸 관리를 한다. 주영이형이 후배들을 챙겨주며 밥을 많이 사주신다. 그런 부분이 팀 적응에 많이 도움이 됐기에 뭐라도 도움을 좀 드리고 싶어 몸 관리나 영양 부분에서 몇 가지 추천을 드렸다”며 감사의 뜻을 내비쳤다.
조찬호는 FC서울의 외국인 선수들이 경기와 훈련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극찬을 했다. 그 이유를 묻자 “축구만 잘 해서 외국에서 돈을 받으며 뛰는 것이 아니다. 변화가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적응을 하고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특히 데얀의 열정은 대단하다. 자기 플레이만 해도 되는데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 언어는 다르지만 믿음직한 형 같다”고 말했다.
조찬호는 인터뷰 내내 몇 번이나‘우리 팀’이라는 표현을 했다. 아직 FC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지 반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표현과 말투가 어색하지 않았다. 완전히 팀에 적응한 것이 최근의 활약에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K리그에서 5연승을 달성한 FC서울은 오는 24일(수) 산둥과의 ACL 8강 1차전 홈경기에서 기선 제압에 나선다. 조찬호와 그가 극찬한 FC서울의 동료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체크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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