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우완 투수 이보근은 올 시즌 팀에 없어서는 안될 필승조 중 한 명이다.
이보근은 지난 18일 기준 54경기에 등판해 4승5패 22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며 활약 중이다. 9일 kt전에서는 데뷔 첫 20홀드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현재 부상으로 재활 중인 정재훈(두산, 23홀드)을 넘어 홀드왕에도 도전할 만한 페이스.
넥센은 이보근, 김상수, 마정길, 오주원 등에 힘입어 팀 홀드(62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LG(49개)와도 큰 차이가 나고 최하위인 한화(31개)의 2배다. 그 만큼 근접한 상황에서 팀의 승리를 지켜준 투수들이 많다는 의미다. 그중에서도 2년 공익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를 씻어낸 이보근은 일등공신이다.
이보근은 2년 동안 푹 쉬면서 고등학교 때부터 그의 발목을 잡았던 어깨 부상이라는 짐을 내려놓았다. 2005년 입단 후 계속 뛰었던 선수 생활에서도 잠시 쉼표를 찍었다. 그러나 웨이트 트레이닝 등 운동을 꾸준히 하며 돌아올 날을 기다렸던 이보근은 어느 때보다 강한 직구로 전성기를 만들고 있다.
이보근은 "두자릿수 기록이라는 것을 처음 겪어봐서 얼떨떨하고 정신이 없다. 사실 20홀드라는 것이 기쁘지만 마냥 즐기기에는 오늘 또 경기가 있고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요즘은 정신없이 오늘만 바라보고 산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20홀드 달성 소감을 털어놨다.
올해 주자 있는 상황에서도 자주 등판하는 이보근은 기주자 25명 중 5명의 득점만을 허용했다. 그는 "홀드가 생각보다 자주 오지는 않기 때문에 홀드 상황이 오면 홀드를 따내려고 한다. 주자 상황이나 그런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답했다. 위기에서 가장 잘 써먹는 구종은 직구와 포크볼이라고.
이보근은 "2년 쉬고 오니 매일 등판을 준비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다. 그래도 그동안 경험을 한 것이 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는 견뎌낼 만하다. 특히 고척돔 지하 불펜은 추울 정도로 시원해서 투수들이 다 여름을 잘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고척돔이 정말 좋다"고 환히 웃었다.
이보근은 마지막으로 "올해 우리 팀이 많이 이기니까 (김)세현이도 30세이브를 했고 저도 20홀드라는 기록을 세웠다. 불펜 투수들은 일단 팀이 이겨야 기록이 따라온다. 그래서 제 목표는 팀이 많이 이기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멀리 보지 않고 오늘 하루하루만 생각하면 살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