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틀 연속 경기 중후반에 밀리며 패배
의문 생길만한 불펜운용...아직 승부처 아니라 보는 듯
전력을 다할 시기가 아니라 보는 걸까?
LG 트윈스가 이틀 연속 경기 후반에 밀렸다. 지난 17일 잠실 SK전과 18일 잠실 한화전 모두 선발투수가 역할을 못했고 불펜진도 고전했다. 순위표에서 앞뒤로 붙어있는 팀들과 상대했으나, 불펜운용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두 경기 모두 5회에 선발투수가 무너졌다. SK전에선 선발투수 소사가 5회에 3연속 안타를 맞고 리드를 빼앗겼다. 이후 불펜진이 7회까지 3점을 더 내줬다. 한화전도 비슷했다. 선발투수 우규민이 5회 4연속 안타로 실점하면서 교체됐다. 불펜이 가동됐는데, 밀어내기 볼넷과 적시타를 허용해 역전 당했다. 불펜진은 8회에 2점을 더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5회 이전까지는 LG의 흐름이었다. LG는 SK전에선 3회말 오지환의 투런포 포함해 4점을 뽑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SK는 선발투수 윤희상을 4회에 앞서 교체, LG보다 빠르게 불펜진을 가동했다. 한화전도 마찬가지였다. 한화 선발투수 서캠프는 1회말 2실점하면서 1이닝만 소화하고 교체됐다. 한화는 2회말 심수창을 투입했으나, LG는 2사후 3연속 안타와 히메네스의 외야플라이성 타구가 2타점 2루타가 되면서 3점차로 앞서갔다. 한화는 다시 투수를 교체, 심수창 대신 박정진을 올렸고, 박정진 송창식 정우람이 모두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셋 다 필승조에 속해있다.
반면 LG는 선발투수를 교체한 5회부터 추격조에 해당되는 불펜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특히 SK전에선 6-8로 끌려가고 있는데 최근 부진한 이동현이 나왔다. 이동현은 초구부터 적시타를 맞아 6-9, 3점차가 됐다. 이동현은 7회에도 안타 2개를 허용해 10점째를 내줬다. 한화전 이준형의 1+1 기용은 이해할 수 있으나, 8회 김지용의 투입시점이 상당히 늦었다. 김지용은 이미 신승현이 실점한 다음에 등판했고, 빗맞은 안타를 맞아 쐐기점을 내줬다. 어차피 김지용을 쓸 계획이었다면, 8회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올리는 게 나았다.
7월 14경기 20⅔이닝을 소화했던 김지용은 8월에는 무리 없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6경기 7⅓이닝을 던졌는데 연투는 전무하다. 11일 NC전 이후에는 5일 동안 등판하지 않았다. 만일 양상문 감독이 지난 경기들을 승부처라고 봤다면, 김지용의 빠른 투입을 고려할만 했다. SK전에선 6회 이동현 투입시점에서, 한화전에선 8회 신승현 투입시점에서 김지용이 나왔다면, 실점을 피했을 지도 모른다.
물론 지난 2경기 모두 타선이 후반에 침묵했다. 이미 리드를 빼앗긴 상황이었기 때문에 김지용이 등판해 실점하지 않았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도 경기 후반 1점차와 2, 3점차는 느껴지는 게 다르다. 불펜진이 비상체제로 돌아가면 타자들은 타석에서 더 집중한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필승조 투입은 역전을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규시즌은 마라톤이다. 매 경기 전력투구 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지금은 시즌 후반이고, LG는 5위권 진입을 바라보며 치열한 순위싸움을 하고 있다. 17일 4위 SK를 꺾었다면, SK를 0.5경기 차이로 따라잡았다. 18일 한화에 승리했다면, 7위 한화와 격차를 4.5경기 차이로 벌리고, 5위 KIA에 승차 없이 따라붙었을 것이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아직은 승부처가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 LG는 정규 시즌 종료까지 37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