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도 안 되니…" 김성근, 외인투수 부진에 시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19 06: 00

한화, 외국인 투수들 부진으로 선발진 골머리  
김성근, "다른 팀은 20승, 우린 10승도 안 돼"
"우린 10승도 안 되는데…". 

한화는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8-5로 역전승하며 2연패를 끊었다. 공수에서 집중력을 보여주며 역전승을 거뒀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선발로 나온 외국인 투수 에릭 서캠프가 1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초반부터 급격히 흔들린 끝에 강판된 탓이었다. 그 바람에 불펜을 일찍이 소모해야 했다. 
지난달 중순 현역 메이저리그로 큰 기대를 모으며 KBO리그에 입성한 서캠프의 성적은 처참하다. 7경기에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7.56. 퀄리티 스타트는 1번밖에 없고,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게 5번이다. 25이닝 동안 볼넷 15개로 9이닝당 5.4개에 달하고, 피안타율은 3할4푼9리로 지나치게 높다. 
서캠프에 앞서 6월말 대체로 들어온 파비오 카스티요는 서캠프보다 낫지만 오락가락한다. 11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5.58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가 3번 있지만 7이닝 이상 압도적인 투구는 2번밖에 안 된다. 17일 청주 두산전처럼 잘 던지다가도 고질적인 제구난을 보이며 기복이 심한 모습이다. 
부상 속출로 가뜩이나 토종 선발투수가 부족한 한화에서 외인 투수들의 부진은 치명타가 되고 있다. 김성근 감독도 외인 투수들의 부진에 답답한 마음뿐. 김 감독은 최근 "용병이 선발로 들어가면 무조건 1승이란 계산이 돼야 하는데 무조건 지고 있으니 용병이 아니다. 다른 팀들은 둘이서 20승 넘게 하는데 우리는 10승도 되지 않는다"며 진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은 외인 원투펀치 더스틴 니퍼트(15승), 마이클 보우덴(13승)이 무려 28승을 합작하고 있다. NC와 KIA도 외인 승수가 총 19승이고, 넥센 역시 2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쓰면서도 외인 승수가 18승으로 거의 20승에 육박한다. 이 팀들은 모두 다 5강권이다. 한화는 외인 승수가 8승으로 10승도 안되며 그보다 적은 팀은 삼성(6승)이 유일하다. 
김성근 감독은 "용병 승수 차이가 곧 순위 차이다. 만약 우리 팀에서 용병 둘이 20승 이상 했으면 지금 순위가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두산과 한화의 외인 승수 차이는 20승이나 난다. 쓸 데 없는 가정이지만, 한화가 니퍼트-보우덴 원투펀치를 보유했을 경우 선두권에서 경쟁했을 것이다. 
이처럼 외인 투수 잔혹사가 재현되고 있는 데에는 에이스 로저스의 팔꿈치 부상이 결정적이다. 190만 달러로 최고 몸값을 받았지만 6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다. 알렉스 마에스트리는 애초 기대치 자체가 높지 않았다. 대체로 데려온 카스티요와 서캠프 모두 이런저런 약점을 안고 있다. 김 감독은 "용병을 데려와 가르쳐서 써야 한다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외인 투수난을 초래한 것도 결국 현장의 책임이란 주장도 있다. 한화를 잘 아는 야구인은 "로저스가 왜 다쳤는지 그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한다. 마에스트리도 맨 처음에는 그렇게 안 좋은 투수가 아니었다. 선수 관리와 기용방법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책임 소재를 떠나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한화가 외인 투수 때문에 5강 싸움이 더 힘겨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waw@osen.co.kr
[사진] 서캠프-카스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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