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다역'에 방전된 강민호, 재충전이 필요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8.19 05: 56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31)의 팀 내 위치와 존재감은 이루어 말할 수 없다. 팀의 상징과도 같고 보물이라고 여겨도 무방하다.
일단 포수 마스크를 쓴 채 홈플레이트 뒤를 든든하게 받치면서 투수는 물론 모든 야수진까지 아우르고 있다.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가장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파울 타구를 강타당하는 일은 부지기수. 타구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장구를 차고 있기에 체력 소모는 엄청나다. 최근에는 오른쪽 어깨 쪽에 파울 타구를 연이어 맞으면서도 고통을 참고 경기 출전을 강행했다. 결국 지난 18일 사직 KIA전에서는 어깨 쪽 통증으로 인해 주사 요법으로 치료를 한 뒤 경기 전 훈련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여기에 팀의 중심 타자로 타선을 이끌고 있고 올해는 주루 플레이에서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올시즌 팀의 중고참으로서 주장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맡고 있다. 책임감으로 경기를 소화하면서 수비 이닝 754⅓이닝으로 박동원(넥센·767⅔이닝)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1인 다역'을 소화하고 있는만큼 강민호의 부담감은 엄청나다. 결국 강민호는 방전됐다. 최근 10경기 타율 1할9푼4리(31타수 6안타). 홈런과 타점은 전무하다. 8월로 범위를 넓혀도 타율 2할3푼8리(42타수 10안타) 1홈런 1타점에 불과하다. 
팀의 성적까지 곤두박질치면서 강민호의 부담감은 더 커졌고, 컨디션 관리도 쉽지 않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이런 강민호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18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강)민호는 사실 쉬어줘야 했는데, 팀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해줬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모든 주장들이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지만 강민호에는 가혹할 정도로 더 많은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최근 강민호의 플레이를 본 한 야구인은 "그동안 팀을 이끌어온 건 강민호의 역할이 컸는데, 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최근 본인도 힘에 부치는 듯 보였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만큼 강민호의 플레이에 생기가 없었다. 
혼자서 팀을 이끌 순 없다. 주장으로 팀을 아우를 수는 있지만 결국 야구는 선수단 전체가 다 같이 해야 한다. 강민호 혼자서 팀을 이끌어나갈 순 없다. 방전된 강민호의 재충전을 위해선,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한 발짝 더 뛰면서 분발해 분위기를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18일 KIA전에 강민호 대신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고, 10회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팀의 4-3 승리를 이끈 김준태는 "현재 (강)민호 형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하고 그 부분들을 참아내고 경기에 나서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옆에서 도움이 되고 싶다. 선발로 나서는 경기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하며 강민호의 부담을 덜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일단 롯데는 간신히 연패를 끊었다. 투수와 타격 파트의 메인 코치진의 개각을 단행하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이제는 강민호의 재충전이 남았다. 과연 분위기를 쇄신한 롯데가 강민호의 재충전도 이끌 수 있을까. 앞으로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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