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무안타’ 김현수, 정면승부 택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19 05: 48

김현수(28·볼티모어)는 올 시즌 아직 좌완을 상대로 한 안타가 없다. 좌완을 상대로 한 20번의 타석에서 사사구 네 개를 기록했을 뿐 시원한 안타를 때리지는 못했다.
김현수는 팀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은 후에도 팀의 플래툰 시스템에 갇혀 있다. 좌완을 상대로 준수한 성적을 낸 조이 리카드가 우선권을 잡았다. 리카드의 부상 후에는 놀란 라이드몰드에게 기회가 갔고,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직전에는 스티브 피어스를 영입했다. 피어스 또한 좌완에 강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이에 김현수는 올 시즌 좌완을 상대로는 딱 두 차례 선발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역시 안타는 없었다.
다만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최근 좌완을 상대로 김현수를 낼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자주 하고 있다. 18일 보스턴 선발이 좌완 데이빗 프라이스로 예고됐음에도 김현수를 선발로 넣었다. 9번 타순이기는 했지만 라이몰드가 프라이스에게 약했다는 점을 고려한 대목이었다. 김현수는 이날 2타수 무안타에 머물렀으나 쇼월터 감독은 앞으로 김현수에게 좀 더 많은 좌완 상대 경험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서서히 적응하라는 의미다.

상대할 기회가 띄엄띄엄했던 탓에 좌완에 대한 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점은 분명하다. 쇼월터 감독도 ‘볼티모어 선’을 비롯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8타석 가지고는 표본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상대한 투수들의 수준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적이 썩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역시 좌완의 변화구에 취약점을 보인 것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김현수는 좌완을 상대로 할 때 포심 비율이 36%였고 대표적인 변화구라고 할 수 있는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의 합계 비중은 36%로 대등했다. 그런데 투수가 유리한 카운트에 있을 때는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의 합계가 62%까지 치솟았다. 우완의 경우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세 변화구의 합계가 42%였다.
아직 표본이 많지 않은 점은 있지만, 어쨌든 좌완은 유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를 더 많이 던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김현수는 이를 시원하게 안타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김현수는 상대적으로 많이 본 슬라이더(.294)는 곧잘 잘 쳤던 반면, 체인지업(.143)과 커브(.189)에는 약점이 있다. 새로운 포심 킬러(.406)인 김현수로서는 이 격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중요하다.
김현수는 일단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김현수는 18일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좌완이 좌타자를 상대할 때 체인지업이나 포크볼을 많이 던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곳은 던진다. 그것이 내가 찾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했다. 실제 KBO 리그에서는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나 커브를 던지는 경우가 많다. 몸쪽으로 붙는 체인지업 승부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김현수는 좌완이라고 해서 대응 방식을 특별히 바꾸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여전히 많은 비디오 영상을 보며 상대 좌완을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우완과 같이 생각하고 타석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하나의 안타가 물꼬를 만들 수도 있다. 김현수는 KBO 리그에서 좌·우완 타율의 편차가 그리 크지 않았던 타자다. 기록에 부담을 갖는 것보다는 자신의 말대로 평소대로 타격에 임할 필요가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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