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들어 타격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는 이대호(34·시애틀)에 대해 현지 언론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다만 이대호가 여전히 위협적인 타자이며 슬럼프에서 탈출한다면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전한 듯 보인다.
미 ESPN 시애틀 라디오(이하 ESPN)는 18일 최근 공격의 힘을 앞세워 포스트시즌 진출 사정권까지 치고 올라간 시애틀의 상황을 다루면서 유격수와 1루수 포지션에서 좀 더 생산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전 유격수 케텔 마르테는 최근 부진에 빠져 있고, 1루 플래툰 멤버인 이대호와 아담 린드는 8월 10일 이후 합계 33타수 동안 타율 1할3푼1리에 머물고 있다.
린드도 주춤하지만 이대호도 감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전반기를 타율 2할8푼8리로 끝낸 이대호는 후반기 들어 20경기에서 타율이 1할9리까지 폭락했다. 출루율은 2할4푼6리, 장타율은 고작 0.200이다. 이 와중에 전체 시즌 타율도 2할4푼6리까지 내려왔다. 3할에 육박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션 오말리가 있는 유격수 포지션에 비해 1루는 마땅한 대안도 없는 게 현실이다. 어쨌든 린드와 이대호가 살아나야 한다는 게 이날 토론의 결론이고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이날 토론의 결론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 중 하나인 브록 허드는 “최근 린드의 수비에서 발전적인 측면이 보인다. 또한 이대호는 슬럼프에 빠져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위협적인 오른손 타자”라고 평가했다.
허드는 이대호에 대해 “다소 방전됐다고 생각한다. 리그에 적응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심판의 스트라이크존도 그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대호를 둘러싼 여러 악재들이 성적에 영향을 미쳤고, 이를 잘 극복하면 다시 흐름을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허드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마이크 살크 또한 “플래툰 시스템은 계속될 것이다”라면서 새로운 얼굴의 25인 로스터 진입 가능성을 낮게 봤다. 살크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매일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더 나은) 마르테와는 다르게 이대호는 많은 타석에 들어서지 않더라도 자신의 할 일을 아는 프로 선수다”라며 좌완을 상대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한 차례 반등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좌완 선발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대호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절차로 볼 수 있다. 후반기 들어 기본적으로 빠른 공 대처가 안 되는 등 이대호답지 않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대호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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