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 경쟁에 '뉴페이스'가 가세했다.
구자욱은 지난 18일 수원 kt전에서 6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71경기 332타석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규정 타석에서 2타석이 모자랐던 구자욱은 이날 규정 타석인 107경기 331.7타석을 살짝 넘기며 드디어 규정 타석을 채우고 바로 리그 타율 1위(.365)로 올라섰다.
같은 팀 최형우(.365)를 단 3모 차이로 제친 구자욱은 올 시즌 71경기에서 104안타를 때려내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구자욱이 새로 등장하면서 기존의 타자들은 한 순위씩 내려갔다. 새로운 경쟁 상대로 인해 타율 싸움에 불이 붙은 판국이다. 타자들이 가장 욕심내는 기록인 타격왕 경쟁이 막판까지 뜨겁다.
구자욱은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모두 3~4타석을 꾸준히 채워야 규정 타석을 유지할 수 있다는 난관이 있지만 최근 5경기 28타수 11안타로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부상으로 결장하지 않았다면 최다 안타에서도 경쟁에 도전해봤을 페이스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중위권 도전을 노리는 삼성에는 구자욱의 타격감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18일 데뷔 첫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고도 구자욱에게 타격왕 자리를 내준 최형우는 이날 무려 6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5할1푼2리에 이를 정도로 타격 페이스가 좋다. "삼성은 최형우가 혼자 이끈다"라는 야구계 관계자들의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103타점으로 영양가까지 만점인 최형우는 꾸준함으로 안타를 쌓으며 타격왕 경쟁에 임하고 있다.
3위 김태균(.350), 4위 박용택(LG)은 베테랑의 노련미로 타격 상위 부문을 놓지 않고 있다. 김태균은 타격 10위권 중 가장 많은 108경기에 출장하면서도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박용택은 역대 6번째 통산 2000안타라는 대업을 달성하는 등 최근 맹타를 쭉 이어가는 모습. 팀의 중위권 싸움도 든든하게 이끌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5위 박건우(.349)와 6위 고종욱(.345)은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구자욱이 나타나기 전까지 뉴페이스들이었던 두 선수는 한 순위 씩 밀렸다. 고종욱은 TOP 5 밖으로 벗어났지만 최근 10경기에서 3할6푼6리의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어 언제든 다시 링 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박건우 역시 10경기 타율 3할7푼5리로 뜨겁다.
올 시즌 규정 타석 내에서 3할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는 18일 기준 34명이다. 지난해 28명을 훌쩍 넘어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인 2014년(36명)에 가까운 수치다. 타자들은 기술과 체력을 모두 발전시키면서 시즌 후반부까지 지치는 기색 없이 오히려 타력에 엑셀을 밟고 있다. 이처럼 모두 잘치는 분위기 속 가장 잘치는 타자로 꼽힐 선수는 누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