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혁-고효준, 흑역사 지우는 '윈-윈 트레이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8.19 05: 56

고효준과 임준혁이 KIA와 SK의 트레이드 '흑역사'를 지우는 '윈-윈'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KIA와 SK는 지난달 31일, 트레이드 마감 마지막 날 투수 임준혁과 고효준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좌완 투수가 필요한 KIA, 선발 자원이 필요했던 SK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란 것이 쉽게 이뤄짖지 않는 KBO리그의 특성이고, 5강의 경쟁팀이었기에 트레이드가 쉽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난 양 팀은 그동안 트레이드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고, 이를 성사시켰다. 

SK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매년 크고 작은 트레이드를 통해서 전력을 보강하고 있었다. 지난해는 LG와 3대3 트레이드를 통해서 정의윤을 데려와 주축 선수로 활용하고 있다. KIA 역시 지난해 한화와의 4대3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김광수, 외야수 오준혁, 노수광을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는 터였다.  
양 팀은 몇 년 전에도 '빅딜'의 파트너로 함께한 적이 있다. 2013년 5월, SK 소속이던 송은범-신승현 KIA 유니폼을 입었던 김상현과 진해수가 팀을 맞교환 했다. 당시엔 불펜이 불안했던 KIA에 송은범과 신승현이라는 카드가 필요했고, SK는 4번을 맡아줄 우타 거포인 김상현이 필요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하더라도 핵심급 선수들을 내주면서 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트레이드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트레이드 이후 2년 만에 이들은 소속팀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송은범은 KIA로 팀을 옮긴 뒤 부진을 면치 못하고 2014시즌을 끝으로 한화와 FA 계약을 맺고 팀을 떠났고, 신승현도 같은 해 FA로 영입한 이대형의 보상선수로 LG로 적을 옮겼다.
SK도 마찬가지다. 거포 역할을 기대했던 김상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SK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2015시즌을 앞두고 신생팀 kt의 특별지명 선수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진해수도 가장 늦게 지난해 정의윤이 포함된 LG와의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전력 강화를 위한 트레이드가 결국 빛을 보지 못하고 선수들이 모두 해당팀을 떠났다. KIA와 SK의 트레이드는 당시엔 '빅딜'이라고 평가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양 팀은 아무런 이득도 취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양 팀은 지난일을 잊고 다시 한 번 트레이드를 감행했고, 일단 첫 시작은 양 팀 모두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임준혁은 김광현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빠진 SK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지난 7일 고척 넥센전 2⅓이닝 4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주춤했지만 13일, 인천 롯데전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이적 후 첫 승을 거뒀다.
고효준도 일단 KIA 불펜진에 합류해 첫 6경기 불펜으로 나와 평균자책점 1.35(6⅔이닝 1자책점)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이더닌 18일 사직 롯데전 이적 후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 쾌투를 펼쳤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사라지며 위력적인 구위로 윽박지르는 투구를 펼쳤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었다.
물론 트레이드의 평가는 먼 훗날 다시 곱씹어봐야 하는 게 정설이다. 임준혁은 구위형이 아닌 제구형 투수이기에 공이 흩날리는 날에 난타 당하는 시기를 줄여야 하고, 고효준의 경우엔 구위는 유지하면서 제구력의 기복을 없애야 한다. 
일단 초반의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다. 이러한 모습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단점을 채우며 가을야구로 팀을 이끄는 것이 양 팀이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윈-윈 트레이드'의 시나리오다. 과연 임준혁과 고효준이 꽃 피우지 못했던 기량을 만개하면서 KIA와 SK의 '흑역사 트레이드'의 기억을 지우는 활약이 계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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