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사구 부상', 동업자 정신으로 줄일 수 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8.19 05: 57

 최근 들어 KBO리그에 사구(死球)로 인한 아찔한 장면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투수가 던진 공에 맞은 타자들이 치명적인 부상으로 쓰러지고 있다.
삼성 최재원은 18일 수원 kt전에서 장시환이 던진 147km 직구에 왼쪽 턱을 맞고 쓰러졌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검진을 받은 결과 턱뼈 골절로 판명났다. 잔여 시즌을 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름 사이 큰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삼성 배영섭은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송창식이 던진 공에 오른 손목을 맞았다. 다음날 검진 결과 손목 미세골절로 나타났다. 재활에만 최소 4주 진단을 받아 시즌 아웃이다.

배영섭의 부상 이후 최재원이 톱타자 임무를 이어받았는데, 최재원마저 쓰러졌다. 하위권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는 삼성에 연이은 악재다.
지난 9일 전민수(kt)는 신재영(넥센)의 공에 복숭아뼈 주위를 맞아 비골 미세골절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손시헌(NC)은 지난 5일 카스티요(한화)의 강속구에 옆구리를 맞고는 갈비뼈 골절, 현재 일본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경언(한화)은 지난 6일 최금강(NC)의 공에 오른발을 맞고 새끼발가락 미세 골절 부상을 당했다. 부상에도 출장을 계속하다 상태가 악화돼 결국 1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경언은 지난 5월 조무근(kt)의 공에 맞아 왼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한 달 간 재활했다. 올 시즌 사구에 두 번이나 부상을 당했다.
치명적인 사구 부상을 줄일 수는 없을까. 아차하는 순간 사구에 맞아 쓰러지면 선수는 시즌 전체를 망칠 수 있고, 팀에는 치명타가 된다. '고의성'을 의심할 수는 없지만, 시즌 초반보다 후반기 들어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사구 부상이 잦아졌다.
극심한 투고타저의 시즌, 위기 상황에서 투수들은 무리하게 몸쪽 승부를 주문 받는다. 하지만 제구력이 뛰어나지 않은데다 한가운데로 몰리는 장타를 맞는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몸쪽으로 던진 공은 타자를 향한 흉기로 변할 수 있다. 낮게만 던지려고 하다가 어깨 힘만 잔뜩 들어가 존을 한참 벗어나 발목, 종아리로 향하는 공도 나온다.
무더위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영향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잦은 등판으로 피로가 누적된 투수의 악력이 떨어지거나, 공이 손에서 빠지면서 타자의 몸을 향해 날아가기도 한다.
그렇다고 투수들에게 제구력을 가다듬을 때까지 몸쪽 승부를 자제하라고 할 수도 없다. 몸쪽을 포기하면 투수는 타자와의 승부에서 더욱 밀리게 된다.
타자들이 조심해서 피해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누구나 다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공이 사람을 피해가지는 않는다. 서로의 몸은 다치지 않게 하는 '동업자 정신'이 필요하지만, 제구력이라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투수들이 몸쪽 승부를 할 때는 더 집중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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