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홀로 멀찍이 떨어진 3위를 걷고 있었다.
위아래로 치열한 순위 경쟁 틈에서 넥센은 지난 5월 29일부터 쭉 한 번도 3위를 놓치지 않고 지키고 있다. '이겨도 3위, 져도 3위'라는 농담 같은 말은 넥센의 시즌 후반부에 목표 의식 부재를 안길 수 있는 함정이었다. 그런데 윗 순위권이 조금씩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넥센으로서는 눈이 번쩍 뜨이는 사건이다.
넥센은 18일 고척 NC전에서 6-4 승리를 거뒀다. 9회 막판 추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선발 박주현이 NC전 ⅓이닝 9실점의 악몽을 털고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도 적당히 터지면서 최근 3연승, NC전 3연승을 달렸다. 무엇보다 올 시즌 NC와의 상대 전적을 6승6패 5할로 만들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NC 1군 진입 해인 2013년 9승7패 이후 2014년 5승11패, 2015년 3승13패의 절대 열세를 보이며 항상 발목 잡혔던 넥센이기에 'NC 공포증' 탈출은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넥센은 2014년 삼성에 반 경기 차 뒤진 2위로 시즌을 마감했는데 NC에 1경기라도 더 이겼더라면 이라는 부질없는 아쉬움만 안았다. 그만큼 한 팀을 상대로 전적에서 크게 밀리는 것은 팀에 큰 타격을 안긴다.
올 시즌 역시 NC와의 전적이 그래서 중요하다. 넥센은 18일 승리로 61승1무47패를 기록, 2위 NC(60승2무40패)에 3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남은 경기에서 양팀이 비슷한 승률을 보인다고 할 때 승차가 1경기씩 변하는 맞대결 4번은 승차를 줄이거나 좁히는 데 있어 큰 효과를 갖고 있다. 넥센 역시 NC와의 전적 5할을 회복한 것을 시작으로 순위 싸움을 노릴 만한 승차까지 시야에 들어왔다.
물론 염경엽 넥센 감독은 2위 추격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다. "우리 팀이 객관적으로 2위를 할 전력이 아닌 데다 성급히 따라가려다 팀이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 NC는 넥센보다 7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는데 시즌 막판 추가 편성 때 순위가 정해진 팀들과는 쉽게 승부할 수 있다. 반면 순위 싸움이 막판까지 치열하다면 추가 편성 경기가 많은 NC가 불리해진다.
7월 들어 NC가 토종 선발진 전력 이탈을 겪으며 치명타를 입었을 때 넥센은 잠시 2위 추격을 꿈꿨으나 공교롭게 넥센 역시 후반기 팀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빠지면서 그대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넥센의 전략은 어떻게 될까. 18일 NC를 잡고 다시 '하극상'을 꿈꾸게 된 넥센이 전쟁의 칼을 뽑을 수 있을까.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