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영점 잡힌 고효준, 희망 엿본 7K 역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8.18 22: 51

환골탈태의 방점을 찍는 역투였다.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고효준(33·KIA)의 역투는 눈부셨다. 
고효준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6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SK 소속이던 고효준은 지난달 31일 임준혁과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심동섭을 제외하곤 마땅한 좌완 자원이 없는 KIA 입장에선 고효준의 합류로 좌완 투수의 두께를 더했다. 또한 불펜 뿐만 아니라 선발로서도 활용할 수 있는 스윙맨의 역할까지 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구위는 여전히 140km 중후반을 뿌릴 수 있는 빠른공을 갖고 있었다. 

다만, 통산 9이닝 당 6.26개의 볼넷을 내주는 제구력에는 의문점이 있었다.
일단 고효준은 KIA 이적 이후 가진 6번의 불펜 등판해서 6⅔이닝 동안 8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단 1실점만 허용했다. 5개의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일단 구위로 윽박지르며 8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결국 선발진이 다소 어려워진 KIA는 호투 중이던 고효준에게 선발 기회를 맡겼다.
고효준은 기대대로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이날 고효준은 7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최고 147km까지 찍은 빠른공의 구위로 롯데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여기에 영점까지 잡혔다. 타자들의 무릎 쪽으로 파고드는 빠른공을 건드리지 못했다.
빠른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던지는 슬라이더(12개)도 최고 138km까지 찍는 등 평균 130km 중반대를 찍었고 126km대의 커브(11개)도 위력적으로 꺾였다. 여기에 포크볼(9개)과 체인지업(7개)도 타이밍을 뺏는데 효과적이었다.
비록 3개의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공이 크게 빠지는 것은 없었다. 홈플레이트 근처, 그리고 포수의 미트가 가는대로 공이 들어오면서 안정적인 제구를 선보였다. 5회까지 고효준은 실점을 내주기 어려운 투구를 펼쳤다.
비록 6회말 선두타자 손아섭에 볼넷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뒤이은 최영필이 대타 김문호에 투런포를 얻어맞아 고효준의 책임주자 1명이 홈을 밟아 1실점을 하고 말았다.  
역투의 기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고 승리 투수 기회까지 얻었다. SK 소속이던 지난 2014년 6월 28일 문학 LG전(5이닝 1실점) 이후 첫 선발승 기회였다.
그러나 8회말 불펜진이 3-2에서 1점의 점수를 지키지 못하면서 고효준의 선발승 기회는 사라졌다. 그리고 KIA는 10회 연장 끝에 3-4로 역전패를 당했다.
고효준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하지만 영점을 잡으면서 위력적인 구위까지 선보인 고효준의 역투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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