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 지일주 "한 대 치고 싶은 '한치남'? 기분 좋다" [인터뷰]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8.18 14: 11

"제가 요즘 '한치남'이라면서요? 한 대 치고 싶은 남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 그 중에서도 실감나는 '나쁜 남자' 연기로 극에 현실감을 더하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한승연의 남자친구 고두영 역을 맡은 지일주다. 
특히 극중 헌신하는 여자친구를 헌신짝 대하듯 할 뿐 아니라, 여자친구의 하우스 메이트인 류화영에게 은밀한 만남을 제안하는 고두영의 만행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그를 두고 '한치남'이라는 부르는 수식어가 생길 정도.

"댓글을 많이 보는 편이다. 메인에 '청춘시대' 기사가 있으면 댓글에 내 얘기가 있나 없나 보기도 한다. 다들 고두영 캐릭터를 보고 똥차라고 하시더라. 똥차라는 단어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똥차가고 벤츠온다'라는 댓글을 많이 봤다. 저는 똥차보다는 한 대 치고 싶은 남자'라는 뜻으로 '한치남'이라는 말이 괜찮은 것 같다. 악플에 상처받기 보다는 나 역시도 즐겁게 보고있다. 오히려 드라마 보면서 '정예은 잘한다! 잘 찼다!'라고 얘기한다."
사실 고두영에 대한 시청자들의 분노는 지일주의 연기에 대한 몰입도와도 비례한다. 지일주가 실제 자신의 성격은 고두영과 다르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아, 고두영의 자연스러운 밉상짓은 오로지 그의 연기에서 비롯된 것을 뜻하기 때문. 그를 잘 아는 주변 지인들 역시 극에서 그려지는 지일주의 의외의 모습에 놀란다는 것. 
"얼마전에 아는 형한테 오랜만에 연락이 왔는데 평소의 내 모습과 너무 달라서 적응하기 어렵다고 하더라. 같이 작품을 했던 관계자 분들도 '정말 쓰레기 같다'고 연락이 많이 오더라. 사실 이게 작품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고두영이라는 캐릭터의 존재감을 안다는 뜻이니까 기분은 좋다. 또 그만큼 정예은 캐릭터에 대한 동정심이 시청자 분들에게도 생기는 거니까 작품적으로도 좋은 것 같다."
'청춘시대'는 벨 에포크라는 쉐어하우스에서 함께 살고있는 다섯 명의 여대생들이 극을 이끌어가는 드라마다. 외모부터 연애 방식까지 모두 다른 스타일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는 보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시청률보다 값진 화제성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이는 주인공 중 한 명인 지일주 역시 마찬가지. 
"이나가 쫓겨났다가 술에 취해 벨 에포크로 돌아왔을 때 진명과 예은이 이불을 덮어주는 장면을 보고 실제 공동 생황에서 느낄 수 있는 우정 같은 걸 느꼈다. 또 은재와 종열은 내가 실제로 대학 때 연애했던 것보다 더 풋풋하고 귀엽게 연애하는 것 같다. 사실 제일 공감가는 것은 힘들게 대학 생활하는 진명의 이야기다. 욕심이 많아서 32학점씩 들으면서도 쉬는 시간이 없어서 강의실 이동하면서 김밥먹고 그랬다."
제일 반전인 것은 지일주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고두영이 아닌 박은빈이 연기하는 송지원 캐릭터에 가깝다는 것. 극중 송지원은 지나치게 털털한 성격 탓에 매번 연애에 실패하는 모태 솔로. 
"학교 다닐 때 조금 많이 좀 까불었던 것 같다. 극중 지원처럼 나를 이성으로 생각하기보다 친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남중, 남고를 나왔기 때문에 대학 들어오면 어떻게든 캠퍼스 커플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날 이성으로 안 보고 그냥 까부는 애로 생각하더라. 그러다가 스물 한 살 때 후배와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연애 호구도, 나쁜 남자도 아니다. 상대가 멀어지면 내가 다가가고 내가 멀어지면 상대가 다가와주는 쌍방의 연애를 선호하는 편이다."
'청춘시대'는 쉐어하우스 및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비슷한 나이대의 또래 친구들이다. 이에 촬영장 분위기 역시 그 어느 현장보다 활발하고 화기애애하다는 것이 지일주의 증언.
"또래들이랑 연기해서 너무 좋고 행복하다. 농담 따먹기 해도 서로 말도 잘 통하고 편하니까. 뒷풀이도 자주 하고 싶었는데 촬영이 너무 빡빡해서 그런 시간을 못 가진 게 조금 아쉽다. 그래서 쫑파티 때 어마어마한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웃음)."
이처럼 '청춘시대'를 통해 빛나는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지일주는 사실 어느덧 데뷔 9년차를 맞은 중견(?) 배우다. 그간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사극이나 액션, 의학까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왔지만, 아직 접하지 않은 새로운 역할에 대한 욕심은 끝나지 않았다. 
"똥차 역할 했으니까 벤츠 역할? 그런 생각은 별로 없다. 무슨 역할을 하든 좋은 작품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보고 나면 '좋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가슴 따뜻한 가족 영화도 하고 싶고, 요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무게감 있는 캐릭터가 많은데 '로망스' 김재원씨처럼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그렇다면 '청춘시대' 속 고두영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을까? 지일주는 이 질문에 대해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더 큰 활약이 남아있다고 예고했다. 더불어 차기작에 대한 고민도 멈추지 않으며 앞으로도 계속 시청자들과 만난다고 굳게 약속하며 기대를 높였다. 
"그냥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최고인 것 같다. 무슨 작품을 하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 물론 잘하는 것도 중요하긴 한데 어쨌건 노력해서 열심히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청춘시대' 하차한 게 아니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아니다. 고두영의 활약이 아직 남았으니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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