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WBC 추천, 박건우 "제가 감히 어떻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18 09: 34

두산 김태형 감독, WBC 외야수 박건우 홍보  
박건우, "너무 큰 무대, 두산 1위부터 하겠다"
"박건우만한 오른손 외야수가 있습니까?"

두산 김태형 감독은 내년 3월 고척돔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외야수 후보 중 하나로 박건우(26)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제자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니다. 박건우가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성장한 선수 중 하나로 대표팀에 부족한 우타 외야수 자원이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왼손 외야수들은 많이 있지만 오른손 외야수가 별로 없다. 민병헌이나 김주찬 정도뿐이다"며 "건우는 방망이 잘 치지, 발 빠르지, 어깨도 좋다. 장타력까지 갖고 있다. 주전이 아니더라도 대타·대주자·대수비까지, 데려다 놓으면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을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프리미어12 당시 대표팀 외야수로는 김현수(볼티모어) 이용규(한화) 나성범(NC) 손아섭(롯데) 등 왼손들이 주축으로 이뤘고, 오른손은 민병헌(두산)이 유일했다. 올 시즌 리그 전체로 봐도 오른손 외야수 중에서는 박건우가 김주찬(KIA), 정의윤(SK)과 함께 가장 두드러지는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박건우는 올 시즌 1위 두산의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데뷔 후 가장 많은 102경기에 출장하며 첫 풀타임 주전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건우는 타율 3할4푼8리 130안타 16홈런 65타점 74득점 13도루 OPS .971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4위, OPS 8위. 1번타자임에도 16홈런 포함 장타 47개로 펀치력을 자랑한다.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에게 직접 WBC를 목표로 삼을 것을 이야기하며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박건우는 "욕심을 내기에는 너무 큰 무대다.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제가 감히 그런 무대에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팀이 1위부터 하고 난 뒤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만큼 박건우는 지금 1위 두산의 중심으로 막중한 책임감 또한 갖고 있다. 발목이 안 좋아 16일 청주 한화전 도중 교체됐지만 17일에는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다. 이날 4회 파비오 카스티요의 강속구에 옆구리를 맞아 통증을 호소했지만 그 이후 3타석을 빠지지 않고 끝까지 마쳤다. 
박건우는 이날 사구 상태에 대해 "괜찮습니다"라며 씩씩하게 답하며 "이제는 내가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선수 중 한 명이 됐기 때문에 책임감이 생겼다. 크게 아프지 않은 이상 경기에는 어떻게든 뛰려고 한다"며 "풀타임 첫 시즌이라 체력을 관리라기보다 잘 자고, 잘 일어나고, 좋은 것 많이 먹으며 힘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17일) 2안타를 쳤지만 요즘 타격 페이스가 안 좋다. 운이 따라 안타는 치고 있는데 무엇보다 팀이 이기고 있어 너무 좋다"며 "20홈런 같은 개인 기록 욕심은 없다. 괜히 기록을 의식하게 될까 걱정이다. 개인 기록은 지금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그보다 팀이 1위를 꼭 했으면 좋겠다.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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