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행’ 박희수, 더 강해져 돌아온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18 10: 00

SK의 2군 시설이 있는 강화퓨처스파크는 저연차 선수들을 위주로 숙소 생활을 한다. 어린 선수들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매일 인천에서 강화까지 오가는 이동 시간을 줄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강화 숙소에는 역대 최고령(?) 선수가 입소했다. SK 마무리 박희수(33)가 그 주인공이다.
가벼운 무릎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간 박희수는 최근 숙소 생활을 자청했다. 구단 관계자들이 모두 깜짝 놀랄 만한 일이었다. 보통 1군 주축급 선수들은 부상을 당했을 때 출퇴근을 한다. 오전에 가볍게 회복 훈련을 하고, 프로그램을 모두 마친 뒤 오후에 남들보다 일찍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박희수는 정반대로 24시간 강화에 머무는 숙소 생활을 선택한 것이다.
총각이라면 모를까, 이제 어엿한 가장인 박희수라 구단이 더 놀랐을지도 모른다. 박희수는 이에 대해 “(어깨 부상으로) 2년간 여기서 있어서 그런지 더 편하다”라는 농담을 던지면서도 “강화에서 인천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아까웠다. 더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아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게 이번 숙소 생활을 자청했다. 여기 있으면 야간까지 재활 및 치료를 할 수 있다”라고 진짜 이유를 밝혔다.

모든 것이 빠른 1군 복귀를 위한 의지다. 박희수는 올 시즌 4승과 21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완벽한 재기에 성공함은 물론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로 우뚝 섰다. 그러나 지난 8월 10일 인천 LG전 도중 무릎에 통증을 느껴 다음 날 2군으로 내려갔다. 다행히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별다른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통증만 가라앉으면 정상 투구가 가능하다. 오히려 누적됐던 피로도를 푼다고 생각하면 이번 2군행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박희수는 “예전부터 조금 좋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날 조금 더 심했던 정도”라면서 “검진 결과 특별한 문제는 없었으니 현재는 재활과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통증이 모두 가라앉으면 곧바로 본격적인 피칭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 차례 정도 2군에서 던지고 이상이 없으면 1군으로 바로 이동한다. 강화의 한 관계자는 “열흘을 채우면 돌아갈 만한 상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2군 등판을 한다고 쳐도 다음 주초에는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쉬움이 크다. 개인적으로나 팀에 대한 생각으로나 그렇다. 박희수는 “올해는 안 빠지고 시즌을 완주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쉽다”라면서 “다행히 팀이 4연승을 해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라고 한숨을 돌렸다. 어차피 한 차례 2군으로 내려온 것, 확실한 조정 기간으로 삼아 시즌 막판까지 달려보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는다. 박희수는 “그래도 힘을 비축하고 했으니 올라가면 더 힘차게 던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라며 위안을 찾았다.
SK는 최근 한 차례 2군에서 조정기간을 거친 불펜 투수들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채병룡의 든든함도 건재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박희수가 방점을 찍어줘야 모든 불펜 구상이 완성될 수 있다. 박희수는 “던지는 부위(어깨·팔꿈치)에 부상을 당한 것이 아닌 만큼 괜찮다”라며 조기 복귀를 위한 의지를 불태웠다. SK의 마무리가 잔부상을 털어내고 더 강해질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