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타구질, 강정호 반등의 바로미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18 05: 57

최근 연일 홈런포를 터뜨리며 타격 슬럼프 탈출의 시동을 건 강정호(29·피츠버그)는 시즌 막판 완전히 반등할 수 있을까. 아직 섣불리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은 보인다. 여전히 강한 타구는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는 통계에서 기대치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에 비하면 타격 성적이 다소 처졌던 강정호는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2할3푼까지 처졌던 타율은 2할3푼9리로 소폭 반등한 상태다. 여기에 8월 14일부터 8월 17일까지 4경기에서 3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기분 전환을 했다. 6월 25일 이후로 홈런 가뭄에 시달렸던 강정호로서는 한숨을 돌리는 시기였다고 할 만하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올 시즌 강정호의 부진 원인에 대해 패스트볼에 대한 타이밍이 늦다는 점, 그리고 상대 투수들이 좀 더 많은 변화구 승부로 강정호의 배트를 유인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해 패스트볼 구사 당시 혹독하게 당했던 만큼 올해는 다른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최근 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대형 홈런을 날리는 등 한결 차분한 대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막판을 앞두고 긍정적인 요소다.

여전히 타구질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통계 전문가인 마크 사이먼의 집계에 의하면, 강정호는 16일까지 18.9%의 강한 타구 비율(Hard-Hit Rate)을 기록하고 있다.
사이먼의 집계는 타구 속도를 기본으로 놓고 다소 기계적인 분석을 하는 팬그래프닷컴의 집계 방식과는 다소 다르다. 경기 추적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모든 타석을 눈으로 확인한다. 타구 속도가 빠르더라도 발사각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경우 높게 뜨는 뜬공이나 내야수 정면 타구가 될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기대 타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완한 자료라고 볼 수 있다. 사이먼의 분석에 의한 수치에서 강한 타구는 안타가 될 확률이 70% 이상이다.
이 부문에서 강정호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은 수치를 기록하며 리그 전체 61위에 올라있다. 말이 61위지 수많은 선수들이 뛰는 MLB에서는 최상위권 성적이라고 할 만하다. 실제 피츠버그 동료 중 강정호보다 더 강한 타구 비율을 가진 선수는 tus 로드리게스(20.6%)와 그레고리 폴랑코(19.4%) 둘 뿐이다. 이 비율이 20%를 넘기는 선수도 리그 전체를 통틀어 40명이다.
배트스피드와 힘, 그리고 상대 투구에 대한 대처 능력이 종합적으로 드러나는 수치가 바로 타구 속도다. 강정호는 올 시즌 지난해에 비해 인플레이타구의 타율(BABIP)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강한 타구의 비율이 이 수치대로 이어진다면 점차적으로 타율이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도 무릎 부상 복귀 이후 “감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더 떨어질 것이 없는 강정호의 반격이 시작될 조짐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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