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의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는 올 시즌 만화 주인공 같은 이야기를 써가고 있다. 투타를 겸하는 '이도류'인 오타니는 10승과 20홈런의 동반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어느 것을 더 먼저 달성할까.
오타니는 27일 일본 훗카이도현 삿포로돔에서 열린 오릭스전에서 시즌 18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2-2 동점인 7회 2사 3루에서 결승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2014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10개)를 일찌감치 넘어선 오타니는 이제 20홈런도 바라보고 있다. 8월에 치른 14경기에서 5홈런을 기록하면서 홈런 생산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6일 소프트뱅크전에서는 1경기 2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18홈런은 퍼시픽리그 홈런 공동 5위, 팀내에서는 외국인 타자 브랜든 레어드(28홈런)에 이어 2위다. 4번타자 나카다 쇼(17홈런)보다 많다.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지명타자 3번타자로 19경기 연속 출장하면서 타격 능력을 뽐내고 있다. 오타니는 17일 홈런을 친 후 "직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커브가 높게 들어와 자신있게 휘둘렀다"고 말했다.
10승보다 20홈런을 먼저 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본업이 투수로는 17경기에서 116이닝을 던지며 8승4패 평균자책점 2.02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아 8승에 그치고 있다.
투수쪽은 임시 휴업이다. 오른손 중지 물집 때문이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7월 10일 지바롯데전에서 물집이 터져 후반기에는 타자에 전념하고 있다. 투수로는 지난 7월 24일 오릭스전에서 불펜으로 1이닝(무실점)을 던진 것이 유일하다.
당초 오는 21일 소프트뱅크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을 준비했지만, 손가락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등판이 취소됐다. 오타니는 지난 16일 불펜 피칭을 했다. 직구만 45구를 던졌다. 니혼햄의 요시이 투수코치는 "이번 주 등판은 절대 무리다. 투구폼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손가락 피부가 벗겨지고 새살이 돋기까지 대략 2주 정도 걸린다. 새 살이 돋아나면 손가락 피부를 강화해야 한다"며 "보통 투수라면 2군에서 적응 훈련을 하면서 복귀를 준비하지만, 오타니는 현재 지명타자로 계속 1군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재활에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게다가 160km 강속구를 던지는 오타니는 투구시 공에 회전을 주는 가운데손가락에 상당한 부하가 걸린다. 선발 복귀는 8월말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 언론은 퍼시픽리그 선두 소프트뱅크를 0.5경기 차이로 추격한 니혼햄이 타격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오타니를 당분간 지명타자로 활용할 것을 전망했다. 오타니는 17일 현재 7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6 18홈런 50득점 47타점 장타율 0.664 출루율 0.456 OPS 1.119로 맹활약하고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