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아닌 안방 될까? 中 원정단 최소 1만 5000명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8.17 07: 43

축구 국가대표팀이 자칫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면서도 안방 분위기를 내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월부터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항해를 재개한다. 대표팀은 9월 1일 중국과 홈경기를 시작으로 내년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경기까지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을 소화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1년여의 일정을 앞두고 가질 첫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9월 1일 중국과 홈경기를 치르고 레바논으로 이동해 원정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대표팀으로서는 첫 경기에서의 승리로 분위기를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대표팀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는 팬들의 열띤 응원 만큼 좋은 것이 없다. 이런 이유로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출정식을 겸한 친선경기를 개최한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튀니지와 홈경기에는 5만 7112명의 관중이 찾아 대표팀을 격려했다.
그런 관점에서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를 안방에서 치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중국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대규모 응원단을 꾸려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 중국축구협회에서 최종예선 일정이 확정된 직후 티켓 5만장을 요구한 건 유명한 이야기다.
중국전이 열릴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 6000여석이다. 당연히 중국축구협회의 요구를 들어줄 순 없다. 그러나 대규모 응원단이 오는 것까지 막지는 못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중국축구협회에 1만 5000장의 S석 티켓을 할당했다. 최소 1만 5000명의 중국팬이 오는 셈이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국축구협회에 1만 5000장의 티켓을 판매했다. 그러나 인터넷 예매와 현장 판매 등을 통해 티켓을 추가 구매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가 없다. 1만 5000명 이상의 중국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로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 최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경기(2015년 10월 13일 자메이카전)에 입장한 관중은 2만 8105명에 불과했다. 대표팀으로서는 자칫 안방에서 안방 분위기를 내지 못하고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걱정이 많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홈에서 치르는 경기임에도 중국 응원단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경기를 할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다.
대표팀은 중국과 역대 A매치에서 17승 12무 1패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안방에서 치르는 경기임에도 환호성이 아닌 야유가 가득한 곳에서 경기를 치른다면 100%의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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