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김래원표 키다리아저씨, 여전히 통하는 멜로 공식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8.22 07: 51

최근 드라마 속에는 일명 '츤데레'라 불리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해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는 상대방에게 애정이 있지만, 겉으로는 쌀쌀맞게 행동하는 성격을 이르는 말인데, 분명 무뚝뚝하지만 은연 중에 나오는 애정 어린 행동이나 말 때문에 설렘 지수가 더욱 상승한다는 반응을 얻곤 했다.
과거 사랑하는 여자에게 뭐든 퍼주는 재벌남 혹은 본부장님 등이 사랑 받았다면 현재 나쁜 남자와 츤데레를 거치면서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 캐릭터 유형도 여러모로 다양해진 건 틀림없다. 여성 시청자들이 이전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상을 선호하고, 단순한 신데렐라 스토리에 식상함을 느끼다 보니 덩달아 남성상도 변화될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여자를 뒤에서 듬직하게 챙겨주고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는 여전히 잘 통하는 멜로의 공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인기 드라마 속에도 키다리 아저씨가 등장한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의 홍지홍(김래원 분),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최지태(임주환 분),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의 서중원(윤계상 분)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여자 주인공이 위기에 처하는 순간에 나타나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힘들어할 때 버팀목이 되어주고 뒤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여자 주인공이 자존심 상해하지 않게, 자신이 도움을 준 것에 대해 생색내지 않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특히 20%가 넘는 시청률을 얻으며 월화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닥터스'의 인기 비결은 홍지홍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힘, 그리고 홍지홍과 유혜정(박신혜 분)가 보여주는 달달한 로맨스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남자 캐릭터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홍지홍은 13년 전 제자로 만난 유혜정이 의사로서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살가운 직언을 아끼지 않는다. 늘 사랑을 주며 혜정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긴 수술에 지친 혜정이 몸을 기대고 쉴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이 바로 홍지홍이다. 할머니의 의료사고 진실을 알아내려 하는 혜정을 위해 자료를 열람해주면서도, 현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더는 이 일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한다는 진심어린 충고를 전하는 지홍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혜정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만든다.
'힘부로 애틋하게'의 최지태는 지금껏 봐온 키다리 아저씨와는 결을 달리한다. 노을(수지 분)에 대한 죄책감과 연민, 그리고 애정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이 때때로 돌직구가 되어 노을을 바로 서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사귀자는 노을을 밀어내면서도 여전히 그 곁을 떠나지 못한 채 위기의 순간 마다 나타나 신준영(김우빈 분)과 노을 사이를 뒤흔들어놓는다. 최근에는 파혼까지 감행하며 이민을 가려하는 노을을 붙잡고, 발이 아픈 노을을 업어주는 등 거부할 수 없는 달달 로맨스를 보여줘 향후 전개를 기대케 만들었다.
'굿와이프' 속 서중원은 로펌 대표로 김혜경(전도연 분)이 15년만에 변호사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인물이다. 누나이자 공동 대표인 서명희(김서형 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혜경을 끝까지 믿고 지지해주는 모습은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긴 시간 동안 김혜경을 마음에 품고 사는 로맨티스트라는 점 역시 서중원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특히 김혜경이 변호인의 오피스텔에 갔다가 검사에게 들킬 위험에 처하자 기지를 발휘해 김혜경을 보호하는 그의 모습은 두 사람의 로맨스를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KBS,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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