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G 연속 고정 라인업 '無'
매번 바뀌는 라인업에 혼란만 가중
고정 라인업이 사라졌다. 타선 침체로 인한 고민이 결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롯데는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1-8로 패했다. 3연패, 그리고 원정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후반기, 특히 8월 들어서 롯데의 성적은 급전직하 하고 있다. 5위에서 이제는 8위까지 내려 앉았고 9위 삼성과는 불과 1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팀을 감싸고 도는 기류가 차가울 수밖에 없다.
특히 8월 들어서 타선의 침체는 두드러진다. 선발진의 부진은 차치하고서라도 롯데는 8월 들어서 타선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8월 팀 타율 2할4푼2리, 경기 당 평균 득점은 4.42점(12경기 53득점)에 불과하다. kt(평균 3.09점)보다 한 계단 위에 올라 있다.
타선이 침체일로를 걷자 벤치도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타순 변동을 통해서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현재 롯데의 현실은 타순 변동이 너무 잦다는 것. 롯데는 8월 치른 12경기에 이틀 이상 동일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부상 선수들의 관리라는 명목으로 기존 주전들이 빠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매번 타순의 변동이 조금씩 있었다. 후반기 전체로 시기를 넓혀보더라도 7월22일(사직 한화전)~26일(잠실 LG전)까지 4경기 연속 동일 라인업을 들고 나온 것 외에는 매번 조금씩 라인업이 바꼈다.
1번 타자로 나서는 손아섭은 사실상 고정이었지만 그 외의 타순들이 고정되지 않았다. 일단 손아섭과 짝을 이루는 테이블세터를 찾는 것부터가 힘들었다. 2번 타순에는 고정적으로 김문호가 나섰지만 부진하면서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했다. 한동안 나경민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계가 드러났고 정훈과 김동한 등이 돌아가면서 맡았지만 결국 그 누구도 맞는 옷임을 증명하지 못했다.
타선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4번 타자 자리도 주인이 없다. 전반기 막판부터 황재균이 나섰지만 지금은 누가 4번 타자라고 딱히 꼽기가 힘든 상황이다. 황재균을 비롯해 저스틴 맥스웰, 최준석 등이 나섰지만 모두 부진했다. 1루수 자리엔 박종윤과 김상호의 플래툰 시스템이 이뤄졌지만 현재는 김상호가 경쟁에서 승리, 붙박이 1루수로 나서곤 있지만 역시 자신만의 타순은 없다.
'잘 나가는' 팀들은 고정된 라인업으로, 선수들이 타순의 역할에 맞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게 한다. 그러나 잦은 타순의 변동은 선수들의 혼란만 가중시킨다. 역할 수행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고정된 라인업을 갖고 있으면서 행하는 일시적인 변동은 잠깐의 분위기 전환을 가능하게 할 수 있지만 고정 라인업 없는 잦은 변동은 결국 그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침묵의 롯데가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지만 그 상황이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 현재 롯데의 참담한 현실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