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원정 연패에 빠져 있는 롯데 자이언츠에 최근 '9회말'은 너무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롯데는 지난달 27일 잠실 LG전 이후 원정 10연패를 기록 중이다. 홈에서는 4승3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많았던 원정길에서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최근 17경기에서 4승13패의 부진에 빠져 있다. 팀 순위도 8위로 쳐지면서 중위권 경쟁 참전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롯데는 원정 연패가 시작된 날부터 17경기 동안 9회말을 단 3번만 맛봤다. 홈경기 패배가 3번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정 경기에서는 9회초를 끝낸 상대팀이 기뻐하는 모습만을 바라봐야 했다. 17일 고척 넥센전에서는 9회말 수비를 마치고 승리를 만끽할 수 있을까.
이 기간 롯데는 팀 타율이 2할3푼8리로 10위에 머물렀다. 팀 순위 10위인 kt(.255)보다도 낮은 수치다. 출루율도 3할4푼, 장타율은 3할3푼9리로 각각 9위에 그쳤다. 팀 평균자책점(5.47)은 3위로 상위권에 위치했지만 타격에서 심각한 부진이 이어졌다. 16일 넥센전에서도 단 3안타의 빈공에 고전, 1-8 패배를 당하며 3연패에 빠졌다.
롯데는 한 달 동안 순위가 5위에서 8위까지 떨어졌다. 촘촘하게 이어지고 있는 중위권 순위 경쟁 속에서 홀로 밀려내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오히려 9위 삼성이 3연승을 달리면서 롯데를 1경기 차로 바짝 뒤쫓았다. 남은 38경기가 결국 순위 싸움에서 중요한 승부처인데 팀 타격감 상승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수비에서도 더욱 응집력이 절실하다. 롯데는 원정 10연패 동안 원정 경기에서 12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16일 경기에서도 기록된 실책 2개 외에 자잘한 미스 플레이들이 경기력의 발목을 잡았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가장 발휘돼야 할 때 오히려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롯데는 NC와 함께 10개 팀 중 비교적 많은 원정 거리를 소화하는 구단이다. 그러나 선두 싸움 중인 NC로 인해 원정길의 피로를 호소하기 힘들다. 결국 실력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 프로 세계. 17일 선발로는 최근 2경기에서 선발 호투를 보여준 박진형이 나선다. 박진형의 호투와 야수들의 응집력이 어우러져야 9회말의 승리를 맛볼 수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