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유난히 홀로 동떨어져 있다.
넥센은 지난 16일 고척 롯데전에서 8-1 승리를 거두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16일 기준으로 59승1무47패를 기록, 승률 5할5푼7리로 단독 3위에 위치해 있다. 넥센은 5월 29일 SK를 제치고 3위에 오른 뒤 약 3달이 다 되어가도록 순위 변동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그 주변은 많이 바뀌었다. 선두 두산과 2위 NC는 5월 29일 당시만 해도 6.5경기 차로 크게 벌어져 있었는데 8월 들어서만 4번이나 선두 자리가 바뀌었다. 4위 역시 SK와 KIA가 8월 들어 5번이나 자리를 바꿨고 16일 기준 4위 SK와 6위 LG의 승차는 1.5경기, 7위 한화와 9위 삼성의 승차도 1.5경기엡에 불과하다.
넥센은 위로 2위 NC와는 4경기, 아래로 4위 SK와는 6.5경기가 벌어져 있다. 한때 위를 바라보기도 했으나 넥센 자체가 최근 10경기 5승5패로 페이스가 조금 떨어진 상태. 3위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올 시즌을 마감하는 성공적인 시나리오다. 사실 전력 유출을 생각하면 지난해 4위보다 한 단계 상승한 3위 자체가 기적이기도 하다.
시즌 막판을 향해 가면서 가을야구 티켓 4,5위 두 자리를 잡기 위한 중위권 팀들의 순위 싸움이 치열하고, 한국시리즈 직행을 위한 1,2위 팀 간의 경쟁도 뜨겁지만 유유자적 3위를 걷고 있는 넥센. 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은 언제든 팀에 들어올 수 있는 '빨간 불'을 의식하고 있다.
염 감독은 16일 경기를 앞두고 "벌써 승패 마진이 +11로 떨어졌다. 우리 팀은 한 번 떨어지면 다시 치고 오를 만한 힘이 적기 때문에 +12를 지키는 것이 목표다. +10이 승패 유지의 마지노선이다. +10으로 떨어지면 빨간 불을 켜야 한다. 오늘도 중요한 경기"라고 말했다. 그리고 넥센은 이날 경기를 지키며 다시 승패 마진을 +12로 되돌렸다.
염 감독은 "현재 상황을 볼 때 1,2위 도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원래 목표는 4위였다. 선수들이 기대보다 정말 잘해줬다. 지금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선수들을 질책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지금 순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시즌 후반기를 헤쳐가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넥센은 전반기를 48승1무36패로 마치며 올 시즌 리그의 가장 큰 돌풍을 일으켰으나 후반기 들어서는 11승11패로 딱 5할 버티기 싸움 중이다. 염 감독이 시즌 전 목표한 승수는 75승. 남은 37경기에서 승률 5할(18승1무18패 계산)을 하더라도 77승2무65패로 목표를 넘게 된다. 넥센이 75승 이상과 승패 마진 +12의 꿈을 이루고 시즌을 매조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