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마산구장 삼성-NC전. 삼성 선발 차우찬은 초반 심판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으로 고생하며 5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졌다. 보통의 투수라면 교체가 될 법 했다. 차우찬은 9-5로 앞선 6회에도 씩씩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지석훈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대타 모창민을 3구째 유격수 병살타로 투아웃을 잡았다. 이어 박민우를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투구수 115구. 그렇게 6회까지 책임진 차우찬은 선발의 임무를 다했다. 불펜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고 시즌 8승째를 기분좋게 챙겼다.
차우찬은 가래톳 부상으로 시즌 초반 한 달 넘게 공백이 있었으나 최근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시즌 성적은 16경기에서 8승(4패) 평균자책점 5.27. 승수에서 조금 아쉽고 평균자책점이 높은 편이지만 일단 마운드에 올라가면 많은 투구수로 버티는 능력은 최고다.
이날도 1회에만 볼넷 3개를 내주며 위기였다. 1회 35개, 2회 26개를 던지며 61개. 3회부터 제구 영점이 잡히면서 투구수를 줄였다. 차우찬은 "타자들이 대량 득점을 해줘 너무 고마운 경기였다"며 "초반에 힘든 상황이 있었는데 잘 버텨 낸 것 같다. 다음 경기에서는 혼자 힘으로 승리를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올해 16경기에서 단 1경기를 제외하곤 투구수 100개 이상을 기록 중이다. 유일하게 지난 7월 7일 대구 LG전에서 2⅓ 9실점으로 조기 강판하면서 투구수 82개에 그쳤다.
개막전부터 110구를 던진 차우찬은 올해 최다 131구를 던지는 등 평균 111.1구를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많다. 외국인 선수인 헥터(KIA)가 109.7개로 2위, 꾸준함을 자랑하는 장원준(두산)이 108.1구로 3위다.
차우찬은 8월 치른 3경기에서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112구-122구-115구를 던졌다. 유연한 투구폼에서 무리없는 피칭으로 강견을 자랑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투구 이닝, 이닝당 투구수(17.7개)가 많아 평균 이닝이 6이닝이다. 이닝당 투구수를 조금 줄여야 한다. 9이닝당 3.93개인 볼넷 수를 줄이는 것이 과제다.
삼성은 올해 외국인 선수들의 동반 부진,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이 겹쳐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팀의 명성에 금이 갔다.
차우찬과 교체 외국인 선수 플란데, 윤성환이 선발진에서 무게를 잡으면서 반등의 분위기를 마련하고 있다. 삼성은 16일 승리로 8위 롯데에 1경기 차이로 다가섰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