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분전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조력이 너무 부족했다. 아쉽게도 우리로서는 최악 시나리오가 벌어졌고, 결국 아쉽게 4강행에 실패했다.
대한민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간) ‘2016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무너졌다. 8강 상대로는 비교적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네덜란드였지만 이번 대회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그 기세에 눌렸다. 특히 1·2세트에서는 서브 리시브가 무너지며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패한 것이 아쉬웠다.
주포 김연경은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높은 공격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공률을 과시하며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27점(공격 25점+블로킹 2점)을 올렸다. 문제는 나머지 선수들이었다. 김연경을 도와 네덜란드 수비진을 흔들 보조 공격수들의 활약이 부진했다. 큰 경기의 중압감 때문인지 좀처럼 자신들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발들이 무뎠다.
득점 분포가 비교적 고른 네덜란드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김연경이 분전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두 자릿수 득점과 거리가 있었다. 중앙의 해결사인 양효진은 네덜란드의 장신 숲에서 고전했다. 특히 2세트까지는 주춤했다. 3,4세트에서 살아났지만 10점에 그쳤다. 블로킹도 좀처럼 걸리지 않았다. 3,4세트에 잘 했기에 더 아쉬운 1,2세트였다.
결정적으로 김연경의 반대인 라이트 포지션에서 김연경을 도와줘야 했던 김희진이 공격에서 3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키 플레이어였는데 힘이 부쳤다. 3,4세트에는 황연주로 교체되기도 했다.
보조 레프트 선수들도 힘을 내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1세트에는 박정아, 2세트에는 이재영을 투입하며 활로를 뚫기 위해 애를 썼으나 모두 시원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비교적 공격 비중이 높았던 박정아는 공격에서 4점에 머물렀다. 서브 에이스 3개를 기록하며 총 7점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기대에 비하면 저조한 수치였다.
그나마 3세트는 김연경의 활약으로 시종 일관 우위를 점했다. 세트 중반 이후에는 양효진의 속공이 살아났고, 박정아도 조금씩 나아지며 20-16까지 앞서 나간 상황에서 종반을 맞이했다. 24-23에서는 김희진이 강타가 성공하며 3세트를 따내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 선수들이 살아나야 나머지 세트를 도모할 수 있었다.
하지만 4세트 들어서도 김희진 박정아 양효진 등 다른 공격수들의 시원한 강타가 터지지는 않았다. 김연경에 의존한 공격 루트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게 5-9까지 끌려가며 초반 기세를 내줬다. 이후에도 집중 견제를 당하는 김연경을 도와줄 만한 확실한 영웅은 나타나지 않았다. 양효진이 산발적으로 분전했으나 4세트 중반부터는 서브 리시브까지 다시 무너지며 힘을 쓰지 못했다.
대표팀은 19-22까지 쫓아가며 마지막까지 힘을 냈다. 하지만 한 차례 작전 타임으로 전열을 정비한 네덜란드는 냉정하게 경기를 펼쳐 나갔다. 네덜란드는 세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우리와는 다른 팀 컨디션을 과시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