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 메달과는 인연 없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16 23: 49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라는 평가는 결코 틀리지 않았다. 김연경(28)은 자신의 몫을 다했다. 그러나 혼자의 힘으로 올림픽 4강을 가기는 어려웠다. 개인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그토록 원했던 올림픽 메달과는 이번에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016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세트스코어 1-3(19-25, 14-25, 25-23, 20-25)로 졌다. 김연경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27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고른 득점 분포를 보인 네덜란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렸던 예선전 당시 승리를 거뒀던 경험이 있는 네덜란드였다. 상대적으로 네덜란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8강 대진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많았다. 그러나 1·2세트는 우리 흐름이 전혀 아니었다. 리시브가 사정없이 흔들렸고 반대로 우리의 서브는 예리하지 못했다. 속절없이 무너지며 1·2세트를 내줬다.

블로킹에서는 앞섰으나 2세트까지 상대에게 서브 에이스 8개를 내준 상황에서 흐름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나머지 공격수들의 발은 무거웠다. 하지만 김연경은 경기 내내 좋은 컨디션을 선보이며 분전했다. 상대의 집중 견제를 뚫고 날아올라 최고 공격수다운 기량을 선보였다. 1·2세트에서는 양팀 통틀어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3세트에서는 분전이 돋보였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초반부터 투지를 불태우며 날카로운 득점을 퍼부었다. 3세트 중반까지만 18점을 쏟아 부었다. 네덜란드 수비진도 김연경을 막기 위해 애를 썼지만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22-20에서는 연속 공격 성공으로 포효했다. 동료들을 독려하며 세트 승리에 결정적인 몫을 했다.
4세트에도 김연경의 활약은 계속됐다. 전위에 있을 때 팀 공격의 대부분이 몰렸으나 지친 기색은 없었다. 그러나 혼자의 힘으로 경기를 이끌어갈 수는 없었다. 특히 김연경이 후위에 있을 때 마땅한 공격 루트를 개척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결국 4세트 초중반 상대에게 기세를 내준 끝에 무너졌다. 김연경의 올림픽 메달 도전도 다시 한 번 좌절됐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에도 대표팀의 에이스로 4강행의 견인차 몫을 했으나 메달은 따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대한 의지가 불탈 수밖에 없었으나 고개를 숙였다. 김연경은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는 만 32세가 된다. 4년 뒤에도 세계 최고 레벨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두 번의 올림픽이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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