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후반기 타율 .115-1홈런 슬럼프
"모든 공을 치기보다 존에 오는 공 쳐야"
"모든 공을 치려고 한다". 시애틀 매리너스 스캇 서비스 감독이 후반기 이대호(34)의 타격 부진을 진단한 내용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 83경기에서 타율 2할4푼9리 57안타 13홈런 41타점 OPS .755의 성적을 내고 있다. 전반기 64경기에는 타율 2할8푼8리 51안타 12홈런 37타점 OPS .844로 기대이상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기에는 19경기 타율 1할1푼5리 6안타 1홈런 4타점 OPS .457로 성적이 거의 반 토막 났다.
'MLB.com' 시애틀 공식 홈페이지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타선의 초구 공략 관련 기사를 실었고,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에 대해 간단한 코멘트를 했다. 시애틀은 올 시즌 초구 타격 시 타율(.383) OPS(1.088) 1위이자 초구 홈런 3위(33개) 팀으로 공격적인 타격이 통하고 있다.
서비스 감독은 "초구 공략은 올 시즌 우리 선수들이 잘하고 있는 일이다"면서도 이대호를 언급하며 "최근 안 맞는 것도 초구 공략에 있다. 이대호는 고전할 때 모든 공을 치려고 한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보고서 그 지점에 왔을 때 스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애틀 팀 전체가 그런 것처럼 이대호 역시 공격적인 타격이 강점인 선수다. 올 시즌 이대호의 초구 공략시 성적은 26타수 8안타 타율 3할8리. 홈런 2개와 2루타 1개를 더해 OPS 역시 .885로 수준급이다. 후반기에도 초구 타격시 6타수 3안타로 홈런과 2루타도 1개씩 있다. 다만 후반기 이대호는 볼넷 6개를 얻는 동안 삼진도 17개나 당하며 선구안이 흔들리고 있다.
서비스 감독 말대로 모든 공을 치려다 보니 스윙이 증가했고, 타격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 적극적인 건 좋지만 때로는 기다리며 공을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이대호의 존 바깥으로 들어온 공에 스윙한 비율이 32.0%, 파울 스트라이크 비율 66.7%, 스윙 스트라이크 비율 10.6%로 240타석 이상 소화한 시애틀 타자 10명 중 3위·2위·3위로 공격 성향이 강하다.
후반기가 시작된 지도 이제 한 달이 지났지만 이대호의 부진은 계속 되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로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1개씩 얻은 것이 전부다. 이대로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서비스 감독의 조언이 부진에 빠진 이대호에게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