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연승 후유증 속에서 다시 SK 라라 상대
6일 전 라라에 맞서 6번 도루 시도해 4번 실패
중요한 일주일을 시작하는 LG 트윈스가 6일 전과 똑같은 상대, 똑같은 투수와 마주한다.
LG는 16일 잠실 SK전에서 좌완 파이어볼러 라라와 맞선다. 9연승 후 2연패에 빠진 만큼, 이날 경기를 잡고 연승 후유증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또한 2.5경기까지 벌어진 4위 SK와 승차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LG가 앞서 내세웠던 라라 공략법이다. LG는 지난 10일 문학 SK전에서도 라라와 붙었다. 당시 LG는 이중도루 한 차례를 포함해 총 6번이나 도루를 시도했다. 결과는 5-3 LG의 승리였으나, 도루로 경기를 가져가지는 못했다. 오히려 도루가 흐름을 끊었다. LG는 1회부터 무사 1루에서 김용의가 도루, 1사 1, 2루에서 정주현과 박용택이 이중도루를 했는데 모두 실패로 끝났다. 경기 초반 안타를 맞고 흔들렸던 라라는 SK 포수 이재원의 도루 저지에 힘입어 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결과적으로 라라는 6이닝 2실점으로 한국무대 첫 퀄리티스타트에 성공, 자기 몫을 다했다. 2회 양석환, 5회 김용의가 도루를 기록했으나, 도루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다. 4회 정성훈의 도루 시도도 견제에 걸리고 말았다. ‘뛰는 야구’로 라라를 무너뜨리려 했는데, 큰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이날 LG가 SK를 이길 수 있었던 결정적 원인은 도루가 아닌, 경기 막판 타선의 집중력과 불펜진의 호투였다. LG는 2-3으로 끌려가던 9회초 유강남이 마무리 박희수를 상대로 동점 동점 솔로포를 쳤다. 이후 김용의의 2루타, 박용택과 정성훈의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선발투수 임찬규가 2⅓이닝 2실점으로 고전했지만, 임찬규에 이어 등판한 이준형이 3이닝 1실점하며 1+1 전략이 적중했다. 이준형 다음 불펜투수들은 총합 3⅔이닝 무실점으로 든든한 뒷문을 형성했다.
LG가 내세웠던 라라 공략법이 애초에 잘못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라라는 150km를 던지는 좌투수지만, 선발투수 경험이 많지 않고, 변화구의 완성도도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LG가 시도한 도루의 대부분은 라라가 변화구를 던질 때 나왔다. 라라의 투구 폼에서 구종과 관련된 버릇을 파악했을 수도 있다. 많은 외국인투수들이 한국에 오자마자 도루 견제와 퀵모션에서 고전하는 것을 감안하면, 라라를 상대로 한 ‘뛰는 야구’는 해볼 만 한 모험이었다.
이제 관건은 LG가 이번에도 라라에 맞서 뛰는 야구를 펼치느냐다. 올 시즌 LG의 성향을 감안하면, 지난 경기를 통해 데이터가 누적된 만큼, 더 적극적으로 뛸 확률이 높다. LG는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도루를 비롯한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강조해왔다. 스프링캠프서도 주루플레이 훈련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런데 LG는 올 시즌 리그에서 두 번째로 도루 실패가 많은 팀이다. 지금까지 55번 도루에 실패하며 56번 도루에 실패한 넥센 다음으로 많은 도루 실패를 기록 중이다. 95번 도루에 성공, 도루 부문 리그 3위에 자리하고 있으나, 도루 성공률이 58% 밖에 안 된다. 성공률만 놓고 보면, 뛰지 않는 게 낫다.
물론 LG가 이번에는 다른 노선을 택할 수 있다. LG는 이날 팀 내 타점 2위인 채은성이 복귀할 예정이다. 우타자 라인이 보다 강해지는 만큼, 라라에 정공법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6위에 자리하고 있는 LG는 이번 주 SK와 2연전을 치른 뒤 7위 한화, 그리고 5위 KIA와 2연전에 들어간다. 일주일의 시작을 가볍게 끊는다면, 다시 9연승의 분위기를 살리며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반대로 3연패에 빠지면 험난한 일주일이 될지도 모른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