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인 강윤구(상무)가 넥센 히어로즈 선발진의 히든 카드가 될 수 있을까.
강윤구는 지난 5일 SK 와이번스 2군과의 퓨처스 경기 등판을 마지막으로 기록이 없다. 올 시즌 성적은 17경기 8승2패 평균자책점 3.97. 다승 3위, 평균자책점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탈삼진과 볼넷인데 91탈삼진, 61볼넷 모두 퓨처스 1위다.
이대환 상무 투수코치는 15일 "윤구는 올 시즌 팀에서 1선발로 뛰다시피 했다. 시즌 중반까지 이닝이터로서의 역할을 잘해줘서 박치왕 감독님이 강윤구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이제 제대도 얼마 남지 않아서 개인 훈련만 하고 있다. 앞으로 등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강윤구가 입대할 당시 모든 이가 바란 것은 단 하나였다. 잘될 때는 탈삼진 머신이 됐다가 흔들릴 때는 볼넷에 자멸하던 기복을 없애는 것. 다행히도 강윤구와 넥센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이 코치는 강윤구의 보완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 코치는 "해줄 수 있는 것은 경험에 대한 이야기 뿐인데 윤구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 잘 알고 있고 고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강윤구는 5월 4일 kt 2군과의 경기에서는 6이닝 동안 12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코치에 따르면 강윤구는 입대 전부터 연습했던 서클 체인지업 연마에 매진했다. 기존의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커브에 체인지업을 추가하기 위한 과정을 진행한 셈이다.
이 코치는 "윤구가 빠를 때는 145km 정도가 나왔는데 워낙 날씨가 더워진 탓에 나중에는 구속이 조금 떨어졌다. 그래도 1군은 환경이 다르고 마운드에서의 긴장감도 높기 때문에 1군에 돌아가면 예전의 구속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구속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투구수도 평균 100개 정도를 소화했는데 선수 보호를 위해 100개 이내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강윤구가 제대할 경우 선발 자원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선결 과제는 강윤구가 입대 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 이 코치는 "윤구가 예전보다 생각하는 것과 자세가 많이 성숙해졌다. 여전히 기복이 조금 있는 편이지만 크게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힘도 생겼다. 1군에서도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최근 넥센의 토종 선발은 다시 부침이 크다. 신재영은 전반기의 위력에 비해 실점이 많아졌고 박주현, 양훈은 불펜으로 향했다. 최원태 역시 1군 데뷔 시즌의 벽을 맛보는 날이 많다. 강윤구가 이르면 9월말, 늦어도 내년 합류해 팀 선발진을 채워준다면 2009년 입단 후 약 8년에 걸친 '강윤구 성장 프로젝트'가 빛을 볼 수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