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래의 거인의 꿈] 데자뷰 같은 거인의 1년?, 같은 성적 다른 희망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8.15 07: 19

지난해와 올해, 1년 사이에 거인 군단에 달라진 부분이 있을까. 같은 성적을 기록 중이지만 다른 희망을 갖고 있기도 하다.
롯데는 지난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5-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5강의 실질적인 경쟁팀, 그리고 순위에서 앞서 있는 팀에 당한 통한의 패배였다. 이로써 롯데는 올해 105경기 48승57패 승률 4할5푼7리를 기록, 8위로 내려 앉았다.
정확히 1년 전 이맘 때 롯데의 성적은 어땠을까. 롯데는 지난해 8월13일 기준으로 정확히 105경기를 치렀고, 놀랍게도 올해와 같이 105경기를 치른 시점은 하루 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성적 역시 48승57패 승률 4할5푼7리(심지어 무승부가 없는 것도 똑같다)로 8위에 머물렀다. 

데자뷰와 같은 롯데의 1년이다. 많은 부분이 1년 사이에 달라질 것이라고 봤지만 결국 같은 시점에서 롯데의 성적은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투자 대비 성적이라는 면에서 봤을 때 현 상황은 당연히 예상보다는 뒤떨어진다. 
1년 전, 롯데 타선은 2할7푼7리(4위)를 기록했고 131홈런을 때려내면서 549득점을 올렸다. 타율은 4위였고, 홈런은 넥센에 이은 두 번째였다. 팀 OPS는 8할에 약간 못미치는 7할9푼9리(장타율 4할4푼3리+출루율 3할5푼6리)였다.
올 시즌의 타선은 어떨까. 리그가 지난해에 비해 타고투저가 심화된 경향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성적은 썩 낫다고 보기 힘들다. 올해 팀 타율 2할8푼7리, 93홈런 577득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전체 9위이고, 홈런은 전체 8위에 불과하다. OPS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낮은 7할9푼1리(장타율 4할2푼5리 출루율 3할6푼6리).
다만 롯데는 뛰는 야구 부문에서는 발전을 보였다. 지난해 91도루(36실패)를 기록한 반면, 올해는 같은 기간 109도루(42실패)로 나아졌다. 홈런에서의 떨어진 생산력을 도루에서 만회를 하려고 하지만, 38개나 차이가 나는 홈런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총 138억원(송승준 4년 40억 잔류, 손승락 4년 60억-윤길현 4년 38억 영입)이 투자된 투수진은 어떨까.
롯데는 지난해 같은 시점 5.1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선발진은 4.67로 전체 4위에 해당하는 평균자책점으로 선전했다. 반면 불펜진은 5.85의 평균자책점으로 전체 최하위, 15블론세이브는 전체 최다였다. 
불펜진에서 문제가 드러나면서 5회까지 앞선 경기 33승11패로 승률 9위, 7회 앞선 경기 39승7패로 전체 승률 10위에 머물러야 했다.
올해는 타고투저의 경향이 심해지면서 팀 평균자책점은 5.65로 높아졌다. 그리고 선발진 평균자책점도 지난해에 비해 높아졌다. 5.74의 평균자책점(전체 7위)을 기록하면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불펜진은 지난해보다 약간 나은 5.5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데 리그로 따지면 전체 9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의 승률 4위(36승7패), 7회까지 앞선 경기 역시 4위(37승4패)로 경기를 지키는 데는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결국 롯데는 지난해와 비슷한 기록으로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 맞다. 승리를 지켜내는 능력은 조금 나아졌지만, 타격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달라진 부분이긴 하다. 
팀 타격 지표의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 할 수 있었다. 강민호, 최준석, 짐 아두치, 황재균, 정훈 등 역대급으로 커리어 하이의 성적을 찍은 선수들이 다수였다. 결국 커리어 하이의 맹점으로 인해 올해는 약간의 생산력 저하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은 예견이 됐는데, 리그 전체가 다시 타고투저로 회귀하면서 롯데의 생산력 저하는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불펜진의 경우도 기대했던 것보다는 못 미친다. 기존 선수들에 더해 윤길현과 손승락이 활약을 해줬어야 하는 것인데, 윤길현과 손승락만 불펜진에서 활약하면서 불펜진은 여전히 허전하다.
하지만, 지난해와 다른 부분이라면 눈에 띄는 새얼굴들이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 세대교체와 기존 주전들의 물갈이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있다는 점은 지난해의 롯데, 그동안의 롯데가 해내지 못한 모습들이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1루수 자리에 김상호가 등장했다. 후반기 페이스는 떨어졌지만 김문호의 재발견도 소득이다. 투수진에는 박세웅과 박진형, 박시영, 김유영 등 20대 초중반의 투수들이 1군 요소요소에 자리를 잡으면서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성장 잠재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선 조금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해야 하는 것이 맞다. 가을야구의 경험을 어떻게든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도 롯데는 여전히 5강 경쟁을 펼치고 있다. 5위 KIA와 승차는 3.5경기 차다. 오히려 지난해보다는 희망이 넘친다. 지난해 같은 시점에서 롯데는 당시 5위 한화와 5.5경기 차이로 더 벌어져 있었다. 결국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9월에 5강의 행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롯데는 지난해와 다를 바가 없는 성적이지만,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희망을 더 품을 필요가 있다. /롯데 담당기자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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