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선발 부진에도 9연패 탈출
고비마다 빛났던 베테랑들의 맹타
kt 위즈가 악몽의 9연패를 끊어냈다. 역시 연패 탈출에는 베테랑들의 힘이 있었다.
kt가 14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 6-5로 승리하며 9연패에서 탈출했다. 8월 시작 후 1경기도 이기지 못한 kt지만 모처럼 승리를 거두며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다. kt는 팀 평균자책점(5.92)과 팀 타율(0.268) 모두 압도적인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8월에는 평균자책점 6.94, 타율 2할2푼9리로 투타 모두 극심한 부진에 빠진 상황.
kt는 시즌 내내 확고한 선발진이 구축되지 않고 있다. 이미 외국인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소진했으나 조쉬 로위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26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여기에 토종 투수들도 기복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라이언 피어밴드를 영입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지난 6일 잠실 LG전에선 6이닝 2실점을 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선발이 흔들리는 데다가 타자들도 충분한 득점 지원을 하지 못했다.
8월 9연패 기간 동안 kt가 생산한 득점은 21점에 불과했다. 경기 당 2.3득점이었다. 팀 타율도 2할1푼6리에 그쳤다. 지난 시즌 막판, 그리고 올 시즌 초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타선의 힘이 있었다. 앤디 마르테를 중심으로 베테랑 타자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유한준, 이진영, 박경수 등이 차례로 부상을 겪으면서 완전체 타선을 구축하지 못했다.
그러나 14일 경기에선 베테랑들이 동반 활약을 하면서 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이날 경기 역시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가 일찍이 무너졌다. 2-0으로 앞선 3회말 모창민에게 솔로 홈런, 에릭 테임즈에거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2-5로 끌려갔다. 연패 기간 동안 반복된 선발진의 붕괴였다. 그럼에도 차분히 따라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5회초 1사 후에는 박경수가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1회 2사 후에 이어 두 번째 안타로 다시 밥상을 차렸다. 이어 후속타자 유한준이 재크 스튜어트의 5구를 패스트볼(145km)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4-5로 추격하는 순간이었다. kt는 경기 후반에도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었으나 희생번트 실패 등으로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자칫하면 10연패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
8회초에는 선두타자 김선민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다. 폭투가 나온 후 윤요섭이 우전안타를 날리면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상위 타순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베테랑들이 즐비한 타순이었다. 이진영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이대형이 유격수 앞 땅볼 타구를 친 뒤 전력 질주로 극적인 5-5 동점을 타점을 생산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대형이 도루로 2루를 훔쳤고 박기혁이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날리면서 경기를 6-5로 뒤집었다. 그 후 kt는 정성곤-이창재의 호투에 이어 마무리 김재윤을 투입해 1점을 지켰다. 중요한 순간마다 베테랑들의 활약이 빛났다. 8회 동점에 그쳤다면 경기의 향방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대형의 빠른 발, 박기혁의 결승타 등으로 긴 연패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