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코치 없는 한화, 공백은 어떻게 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15 06: 00

한화, 배터리코치 자리는 공석으로 비워둬  
경기 뛰는 포수 역할 막중, 필요할 때 사인
한화는 지난 11일 울산 롯데전부터 배터리코치가 공석이다. 신경현 배터리코치가 13일자로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이미 10일 대전 삼성전을 끝으로 2군이 있는 서산으로 갔다. 투수코치의 보직이 변경됐지만 배터리코치는 새로 올라온 사람 없이 비워뒀다. 

김성근 감독은 "다른 코치가 사인을 내고 있다"며 "사인이 필요할 때만 벤치에서 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을 곁에서 보좌하고 있는 김광수 수석코치가 필요한 상황에 사인을 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분야별 담당 코치가 나눠져 있는데 김광수 수석이 배터리코치 역할까지 겸하는 셈이다. 상황에 따라 배터리코치 자리를 다시 채울 수 있지만 결정된 건 아직 없다. 
각 분야별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야구의 추세를 감안할 때 배터리코치 없이 시즌을 치르는 건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김광수 수석코치도 현역 시절 내야수 출신으로 수비와 작전 및 주루에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지만 배터리코치 역할은 아무래도 낯설다. 
배터리코치는 기본적인 포수 훈련뿐만 아니라 상대 타자의 장단점과 흐름에 따라 볼 배합도 준비한다. 경기 도중에도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분위기와 흐름을 읽고 피치아웃 같은 중요한 사인 전달도 배터리코치의 주된 역할이다. 투수 리드를 중시하는 KBO리그 특성상 비중이 크다. 김성근 감독도 포수 리드와 볼 배합을 매우 중요시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시즌 중에 배터리코치를 공석으로 두고 있다. 신경현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기 전 마지막 경기였던 10일 삼성전에서 김 감독이 경기 중 포수 허도환을 따로 불러 질책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지난 4월13일 시즌 9경기 만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오키 야스시 배터리코치를 2군으로 보내며 신경현 코치를 1군에 올린 한화는 두 코치 외에 나머지 다른 배터리코치가 없다. 
결국 경기를 뛰는 포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화는 리그 최고령 포수 조인성, 경험이 풍부한 차일목이 안방을 지키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라 스스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김 감독은 조인성에게 더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3일 엔트리 등록에 앞서 울산 원정 때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해 경기를 지켜보도록 했다. 김 감독은 "서산 2군에서 여러 생각을 하고 왔을 것이다. 1군 경기를 보면서 뭔가 달라지는 부분이 있지 않겠나"고 기대했다. 14일 KIA전에는 8회 무사 1루에서 마무리 포수로 투입, 실점 없이 1점 리드를 지켰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조인성의 리드가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배터리코치를 두지 않는 건 다른 의미에서 김 감독이 직접 전면으로 나서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한화 관계자는 "감독님이 예전처럼 1구, 1구에 사인을 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에게 맡기고, 중요한 상황에만 사인을 따로 낸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과가 크게 만족스럽지가 않았고, 결국 김 감독이 직접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배터리코치 공석 체제에서 4경기 성적은 2승2패로 반타작. 남은 39경기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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