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443' 김태균, 자세는 낮게-타율은 높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15 06: 00

김태균, 후반기 타율 .443-30타점-OPS 1위  
갈수록 낮아지는 자세, 힘 떨어질수록 낮춰
"이러다 누워서 치겠어요". 

요즘 한화 선수들은 김태균(34)의 타격 자세를 따라하는 게 유행이다. 타격 준비 동작에서 무릎을 최대한 구부리고 치는 김태균 특유의 폼 때문이다. 시즌이 흐를수록 자세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규는 "이러다 누워서 치겠다"는 농담까지 던진다. 
타격 자세는 낮아지고 있지만 타율은 연일 높게 치솟고 있다. 4월을 2할9푼4리로 시작한 김태균의 타율은 15일 현재까지 어느새 3할5푼4리까지 대폭 상승했다. 삼성 최형우(.359)에 이어 타격 부문 2위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타격왕 레이스를 시작했다. 
특히 후반기 기세가 엄청나다. 후반기 24경기에서 88타수 39안타 타율 4할4푼3리로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기간 홈런 4개와 2루타 8개에 30타점을 더하며 출루율 5할2푼4리, 장타율 6할7푼, OPS 1.194를 찍고 있다. 후반기 타율·안타·타점·출루율·OPS 1위를 휩쓰는 중이다. 
사실 김태균은 그동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 성적이 떨어지는 타입이었다. 2012년 KBO리그 복귀 이후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전반기에는 타율 3할5푼7리, OPS 1.037로 불방망이를 휘둘렀으나 후반기에는 타율 3할2푼, OPS .922로 성적이 하락했다. 올해는 반대로 후반기 성적이 아주 월등하다. 
지난달부터 윌린 로사리오가 붙박이 1루수로 고정되며 수비의 부담을 줄인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김태균은 "지명타자라고 힘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는 반밖에 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여름이라 지쳐 힘든데 수비를 하지 않는 만큼 타격을 잘해야 한단 생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낮아진 타격 자세에 있다. 김태균은 "그렇게 타격자세가 낮아진 줄은 몰랐다"며 웃은 뒤 "힘이 떨어질수록 무게중심을 낮게 가져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어깨 너비보다 넓게 스탠스를 잡아놓고 치는 김태균의 타격 스타일상 무게중심이 낮을수록 투수의 공과 시선이 가까워지며 맞는 순간 정확하게 힘을 전달할 수 있다. 
올 시즌 초반 김태균이 슬럼프에 빠진 것도 바로 같은 이유였다. 김태균은 "난 원래 자세를 낮게 해서 공을 많이 보는 스타일이었는데 비슷한 공이면 세게 치려다 보니 자세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자신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선 의식적으로 '낮게, 더 낮게' 무게중심을 낮췄다. 
높아진 자세를 낮춘 뒤 본래 장점을 찾은 김태균의 타격은 시즌이 흐를수록 계속 낮아졌다. 낮은 무게중심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된 결과. 자세가 낮을수록, 타율은 높아져 간다. /waw@osen.co.kr
[사진] 광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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