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어요."
정말 해냈다. 진짜 여름은 KT의 계절이었다. '여름 사나이' KT가 짜릿한 '패패승승승' 드라마로 숙적 SK텔레콤을 꺾고 4년 연속 롤챔스 서머시즌 결승 진출의 금자탑을 세웠다.
KT는 12일 오후 서울 상암 OGN e스포츠 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6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서머 포스트시즌 SK텔레콤과 플레이오프전서 '스코어' 고동빈과 '애로우' 노동현이 활약하면서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KT는 지난 2013년부터 4년 연속 롤챔스 서머시즌 결승 진출의 진기록을 세우면서 오는 20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ROX 타이거즈와 5전 3선승제로 서머 시즌 우승을 다툰다.
첫 출발은 SK텔레콤이 기분 좋게 시작했다. 라인스왑이 사실상 힘들어진 6.15패치에서 KT가 초반부터 공격적인 전략으로 SK텔레콤을 흔들면서 1세트를 시작했지만 SK텔레콤은 '페이커' 이상혁이 KT의 공세를 버텨내면서 선취점을 뽑아냈다. 유리하게 경기를 열었던 KT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SK텔레콤의 단단한 운영을 무너뜨리지 못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기분 좋게 경기를 연 SK텔레콤은 2세트에서도 속전속결로 역공을 퍼부으면서 매치포인트를 잡았다. SK텔레콤은 1세트 MVP '페이커' 이상혁이 말자하로 '플라이' 송용준을 찍어누르고, 탑에서도 '듀크' 이호성의 나르가 활약하면서 25분만에 KT의 넥서스를 정리하면서 2-0으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2세트를 사실상 완패로 내준 KT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세트 이상혁의 말자하를 금지 목록에 올려둔 KT는 초반 위기를 '스코어' 고동빈의 렉사이가 홀로 풀어내면서 끌려가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흐름을 찾은 뒤에는 '애로우' 노동현이 진으로 게임메이커 역할을 도맡으면서 플레이오프전서 첫 반격에 성공했다. 1-2.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KT의 역습은 4세트에서도 계속 됐다. '스코어' 고동빈은 4세트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탑에서 미드를 오가면서 라이너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다시 진을 잡은 '애로우' 노동현도 커튼 콜을 펼치면서 SK텔레콤의 챔피언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묶어 버렸다. SK텔레콤은 '듀크' 이호성이 나르로 홀로 분전했지만 전체적인 균형을 흔들린 소환사 협곡의 주인이 되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0-2로 끌려가다 2-2로 추격에 성공한 KT는 좋은 흐름을 마지막 5세트에서도 그대로 가져갔다. 렉사이 그라가스를 금지하면서 이미 밴픽 단계부터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KT는 '플라이' 송용준의 퍼스트블러드를 시작으로 '블랭크' 강선구가 실수를 놓치지 않고 한 타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4-0으로 초반 주도권 장악에 성공했다.
다시 블랭크를 척살하면서 5-0으로 앞서나간 KT는 SK텔레콤 봇 1차 타워까지 철거하면서 글로벌골드의 격차를 4000으로 벌렸다. 한 차례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지만 5분 벌어진 25분경 전투에서 KT는 '뱅' 배준식을 시작으로 블랭크 울프 함께 잡아내면서 9-2로 킬 스코어를 벌렸다.
KT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33분 SK텔레콤의 미드 2차 타워를 밀고 글로벌골드 격차를 9000, 킬 스코어의 차이는 14-2로 더욱 벌어졌다. 거듭된 승리로 승기를 잡은 KT는 42분 한 타 대승으로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45분 내셔남작 사냥으로 바론 버프를 두른 KT는 그대로 SK텔레콤의 본진을 정리하면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의 마침표를 찍었다. / scrapper@osen.co.kr
[사진] 상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