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10K 괴력투’ 켈리, 특급외인 진가 발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12 21: 18

왜 자신이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 중 하나인지를 증명한 한 판이었다. SK 외인 에이스 메릴 켈리(28)가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쓰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구위는 물론 두뇌 회전까지 특급이었다.
켈리는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3실점으로 팀의 9-5 승리를 이끌어 시즌 8번째 승리를 따냈다. 2회 다소 불안한 시기를 보내며 3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6이닝에서는 10탈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피출루는 단 한 번이었다. 완벽한 투구였다. 종전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 8개였던 켈리는 이날 처음으로 두 자릿수 탈삼진을 잡아냈다. 
2-0으로 앞선 2회가 조금 불안했다. kt 타자들은 이날 켈리의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추고 나온 듯 보였다. 빠른 카운트든 그렇지 않든 빠른 공에는 적극적으로 배트가 나갔다. 1사 후 유민상의 안타, 2사 후 김연훈의 안타가 모두 빠른 공을 공략해 만들어졌다. 카운트를 잡기 위해, 혹은 승부를 빨리 마무리짓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간 것이 오히려 kt의 노림수에 말려 들어갔다.

2사 1,2루에서 이해창의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 역시 변형 패스트볼 계통인 커터를 받아 쳤다. 너무 가운데 정직하게 몰렸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박기혁 이대형에게 연거푸 내야안타를 맞았다. 역시 빠른 공에 방망이가 나갔다. 모두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지만 코스가 기가 막혔다. 뭔가가 꼬이고 있었다.
그러나 켈리는 3회부터 곧바로 안정을 찾았다. 포수 이재원이 볼 배합을 바꿨다. 변화구와 변형 패스트볼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타선 지원에 심리적 안정을 찾은 켈리의 제구가 춤을 추면서 kt 마법사들의 봉인에 성공했다. 역동적이고 시원시원한 피칭이었다.
탈삼진 퍼레이드도 시작됐다. 10개의 탈삼진 중 포심패스트볼로 기록한 것은 3개였다. 나머지는 체인지업·커브·커터를 자유자재로 섞어가며 kt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갔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kt 타자들이 서서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에 최고 154㎞에 이른 포심패스트볼이 들어오니 kt 타자들은 헛스윙을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4회 2사 후 이해창부터, 5회 이대형 오정복 박기혁까지 네 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아낸 켈리는 6회 유민상 김선민, 7회 김연훈 이해창 박기혁까지 다섯 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끝에 7이닝을 가볍게 마무리했다. 힘이 떨어진 느낌은 전혀 없을 정도로 개인적 컨디션도 좋은 날이었다. 켈리의 역투 속에 SK도 초반 고비를 넘기고 2연승을 달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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