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얼굴의 경쟁력이 필요하다.
롯데는 지난 11일 울산 한화전을 앞두고 주전 2루수 정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표면적으로는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오른쪽 발목 통증이 그 원인이다.
그러나 정훈의 올해는 2루수로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키스톤 콤비의 한 축인 2루수로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의 아쉬움이 모두 따랐다.
정훈은 지난해 타율 3할 9홈런 62타점 85득점 16도루를 기록했다. 17개의 실책은 옥의 티였지만 수비에서의 부진을 공격에서 어느정도 만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타율 2할6푼3리 1홈런 41타점 39득점 6도루의 성적을 기록하고 1군에서 빠졌다. 장타력은 급감했고, 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수비에서의 아쉬움은 늘 따랐다.
정근우(한화), 박민우(NC), 김성현(SK), 서건창(넥센), 오재원(두산), 박경수(kt), 서동욱(KIA), 손주인(LG) 등 공수를 겸비한 2루수들이 대거 출몰한 상황이지만 롯데의 2루수 포지션의 경쟁력은 타 팀을 능가하지 못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10개 구단 주전 2루수라 불릴 만한 선수들 가운데 정훈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0.60으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팀이 안고 있는 얇은 내야 선수층으로 인해 정훈을 위협할만한 경쟁 상대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 구단 안팎에서 제기된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롯데는 두산과 트레이드를 통해서 내야수 김동한을 데려왔다. 영입 당시 구단은 "내야 경쟁력 강화"라는 키워드를 내걸었다. 내야 선수층을 보강해야하는 과정에서 김동한이라는 카드를 택한 것이다.
물론 김동한도 아직까지는 '미완의 대기'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적이 없고, 공수에서 검증이 부족하다. 하지만 기존의 선수층에 환기를 시켜줄만한 자원이 롯데엔 필요했고, 김동한 본인에게도 기회가 왔다. 조원우 감독은 "당분간은 김동한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고 말하며 정훈의 자리를 김동한으로 메울 것을 천명했다.
일단 김동한은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일 울산 한화전에서 김동한은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0-2로 뒤진 5회말 2사 2,3루에서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그 전날이었던 10일 마산 NC전에서도 경기 후반 대수비로 투입돼 3-5로 뒤진 9회말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김동한은 6타점을 쓸어담았다. 간간히 보여주는 김동한의 모습은 일단 만족스럽다.
그러나 김동한의 역할은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 김동한은 롯데의 새얼굴로서 내야진에 더욱 경쟁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역할을 띠고 있다. 그만큼 김동한에게 쏠린 역할은 크다. 활력소로서 역할을 김동한이 해내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