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어느 때보다 사구 부상 속출
대체 자원 활약에 따라 팀 운명 좌우
올 시즌 KBO리그의 특징 중 하나는 몸에 맞는 볼로 인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 배영섭은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4회 송창식의 공에 오른쪽 손목 아래를 맞았다. 이튿날 진단결과 손목 미세골절로 나타났고, 재활에만 최소 4주가 걸릴 예정이다. 힘겨운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으로선 배영섭의 부상 이탈이 치명적이다. 이처럼 사구 부상이 올 시즌 리그를 판도를 좌우하고 있다.
시즌 초반 한화가 추락을 거듭한 데에는 시범경기 막판 이용규의 사구 부상 영향이 있었다. 이용규는 지난 3월25일 kt와 대전 시범경기에서 김사율의 공에 왼 손목을 맞았고,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돼 8경기를 결장했다. 그 사이 한화는 날개없는 추락으로 힘겨운 스타트를 끊었다.
5월21일 대전 kt전에선 또 다른 주포 김경언이 조무근의 공에 맞아 왼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다. 그로 인해 40일을 1군에서 빠져야 했다. 김경언은 지난 6일 대전 NC전에서도 민성기의 공을 피하지 못해 오른쪽 새끼발가락을 맞았고, 실금이 간 상태로 최근 4경기를 결장 중. 대체로 들어온 장민석이 분전하며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처럼 부상자 공백을 잘 메우는 것도 팀의 능력이다. 넥센은 개막 3번째 경기에서 윤석민이 알렉스 마에스트리의 강속구에 왼 손목이 골절됐고, 두 달 가까이 쉬어야 했다. 전력 유출이 큰 넥센으로선 큰 공백처럼 보였지만, 고종욱을 중심으로 빈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KIA도 김주찬이 지난달 22일 광주 NC전에서 정수민과 승부에서 어깨를 강타당해 보름을 쉬어야 했다. 이 기간 KIA는 김주찬이 빠진 상태에서 9승4패로 기대이상 선전을 펼치며 5강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노수광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한 발씩 더 뛴 결과.
NC도 주전 유격수 손시헌이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서 파비오 카스티요의 강속구에 후방 갈비뼈가 부러졌고, 회복까지 최대 6주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손시헌이 빠진 5경기에 NC는 지석훈을 내세워 3승2패로 선방하고 있지만, 공백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
1위 두산도 주전 포수 양의지가 지난달 23일 잠실 LG전에서 최동환의 헤드샷에 머리를 맞은 뒤 이튿날 후유증으로 1군에서 빠진 바 있다. 그 사이 두산은 10경기에서 4승6패로 흔들리며 공수에서 안방마님 양의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LG는 시즌 초반 정성훈과 박용택이 사구 부상 후유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지거나 며칠 휴식을 취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최하위로 추락한 kt도 전민수가 사구로 오른 발목이 미세 골절되며 최소 4주 공백이 불가피해졌고, 조범현 감독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김경언-손시헌-배영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