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맞고 쓰러진 배영섭, 지긋지긋한 사구 악몽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8.12 06: 25

배영섭(삼성)이 다시 한 번 사구 악몽에 시달렸다.
삼성은 공격의 물꼬를 트는 리드오프의 전력 이탈에 빨간 불이 켜졌다. 배영섭은 11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오른 손목 척골측 요골 부위 미세 골절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배영섭은 3-2로 맞선 4회 1사 1,2루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고 한화 두 번째 투수 송창식의 투구에 오른쪽 손목 아래를 맞았다. 대주자 박한이와 교체된 배영섭은 인근 병원에서 X-레이 검진을 받았고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배영섭은 11일 대구 서주 미르 영상의학과에서 정밀 재검진을 통해 오른 손목 척골측 요골 부위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회복까지 최소 4주가 걸려 사실상 정규 시즌 출장이 힘들다"고 전했다.
배영섭에게 사구 악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1번 중책을 맡게 된 배영섭은 9월 21일 대구 두산전서 상대 선발 김승회의 투구에 맞아 왼손등 중수골 골절상을 당했다.
당시 그는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특수 치료와 재활 훈련을 병행하는 등 부상 회복을 위해 안간 힘을 쏟아 부었다. 그는 무서운 회복 속도를 보이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했고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맛봤다.
2013년 9월 8일. 배영섭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물론 좋은 의미는 아니다. 이날 잠실 LG전에 1번 좌익수로 나선 배영섭은 6회 상대 선발 레다메스 리즈의 강속구에 머리를 맞는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헬멧에 맞아 골절상은 피할 수 있었고 CT 촬영 결과도 큰 부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후 어지럼증에 시달리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후 배영섭은 '사구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듬해 투수의 직구가 타자의 머리를 맞히거나 스치기만 해도 고의성에 관계없이 자동으로 퇴장되는 규칙인 이른바 '배영섭 룰'을 신설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변화구를 제외한 직구가 머리를 향하면 주심이 1차 경고 조치를 취하고 스치거나 맞을 경우에는 자동 퇴장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타격은 투수가 던지는 공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돌덩이에 한 번 맞으면 당연히 움츠려들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이다.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면 더 그렇다. 세 차례 사구 악몽에 시달렸던 배영섭. 이번에도 보란듯이 이겨내야 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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