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완전체’ 최하위 kt, 한숨의 2016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12 05: 55

지난해 1군 무대에 뛰어든 막내 구단 kt는 올 시즌 가장 큰 폭의 성적 향상이 기대되는 팀이었다. 이를 넘어 중위권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지난해 후반기 보여준 타격 상승세에 FA로 유한준을 영입하며 만만치 않은 진용을 갖췄다. 마운드 또한 한결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뚜렷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t는 11일까지 딱 100경기를 치른 가운데 38승60패2무(.388)를 기록 중이다. 리그 최하위이자 유일하게 4할 승률을 기록하지 못한 팀이다. 최근에는 힘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7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만 해도 5위권 도약에 승부를 걸어볼 만한 차이였지만 이제는 9.5경기까지 벌어졌다. 다음 시즌 체제로 조기 전환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시기가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전력이 강한 팀은 아니다. 그러나 그 전력을 단 한 번도 100% 활용하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장점으로 여겼던 타선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부상 속에 고전했고 외국인 투수들조차 부상에 시달렸다. 올 시즌 kt만큼 부상자 명단이 화려한 팀은 없다. 팀 평균자책점(5.93), 팀 타율(.268) 모두 최하위에 처져 있는 이유다.

실제 팀 타선에서 올 시즌 특별한 부상 없이 활약 중인 선수는 이대형 한 명 정도다. 100경기 중 99경기에 나서 최다 출전을 기록 중이다. 90경기 이상 나선 선수도 이대형을 포함, 앤디 마르테(91경기), 박경수(90경기)까지 단 세 명뿐이다. 마운드에서도 슈가 레이 마리몬과 요한 피노가 모두 부상으로 컨디션 관리를 하지 못한 가운데 퇴출의 쓴맛을 봤다.
이진영과 유한준은 올 시즌 좋은 성적은 내고 있지만 시즌 초반 부상으로 번갈아가며 결장했다. 이진영은 74경기, 유한준은 66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 전 조범현 kt 감독이 가장 성장한 선수로 기대를 걸었던 김사연도 부상 불운에 시달리며 고작 20경기에 출전 중이다. 여기에 장성우는 법정 문제로 아예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고, 김상현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즌 중반 임의탈퇴 처리됐다.
이런 kt의 부상 악령은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올 시즌 괄목할 만한 모습을 보여준 전민수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11일에는 마르테와 김사연마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마지막 승부의 시기에 세 선수를 최소 열흘간 활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조범현 감독의 한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제 1군 2년차인 kt는 아무래도 주축 선수들과 창단 후 드래프트로 지명한 젊은 선수들의 기량차가 클 수밖에 없는 팀이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는 의미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지만 패배의 경험 속에서는 그 약효도 자연히 떨어진다. 내년부터는 외국인 쿼터도 다른 팀과 동일한 적용을 받는 kt다. 내심 기대했던 2016년은 계산조차 제대로 세워보지 못한 채 답답하게 흘러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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