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팀 부동의 마무리로 자리를 굳힌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10번째, 세인트루이스 신인 자격 선수로는 역대 5번째, 그리고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2번째 메이저리그(MLB)에서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로 역사에 남았다.
오승환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경기에 3-1로 앞선 9회 무사 1,3루 위기에서 등판, 병살타 한 개와 삼진 한 개로 이닝을 깔끔하게 정리하며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2.06에서 2.03으로 낮춰 1점대 재진입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나 아시아 야구 역사로나 의미가 있었다. 우선 오승환은 한·미·일 3개국에서 모두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역대 최초의 선수가 됐다. 한·미·일 3개국 세이브의 원조는 다카쓰 신고지만, 다카쓰는 한국(8세이브)에서는 10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했다.
또한 오승환은 아시아 선수로는 10번째로 MLB에서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이 기록은 2000년 사사키 가즈히로가 37세이브, 김병현이 14세이브를 기록하며 나란히 테이프를 끊었다. 그 후 이라부 히데키(2002), 하세가와 시게토시(2003), 다카쓰 신고(2004), 오쓰카 아키노리(2006), 사이토 다카시(2006), 우에하라 고지(2010), 궈홍즈(2010)가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고 오승환이 6년 만에 명맥을 이었다.
이 중 김병현, 우에하라, 사사키는 총 네 번의 시즌에서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해 이 부문 아시아 최다 타이 기록을 가지고 있다. 우에하라는 만 40세인 지금도 현역에서 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쩌면 오승환은 이 기록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셈이 된다.
여기서도 신인 자격이 있는 시즌에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한 이는 오승환이 5번째다. 사사키가 2000년 37세이브, 김병현이 14세이브, 다카쓰가 2004년 19세이브, 사이토가 2006년 24세이브를 기록했다. 이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았던 선수는 사이토로 72경기에서 2.07을 기록했다. 뒤늦게 마무리 보직을 잡은 까닭에 세이브 숫자는 적을 수 있지만 경기 수와 평균자책점은 신인 최고 수치를 노려볼 만하다.
한편 세인트루이스 신인 역사에서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1901년 이후 5번째다. 가장 근래에는 1986년 토드 워렐(36세이브)이 있었는데 당시 그는 구원왕을 차지하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팀에서도 30년 만에 나오는 진기한 기록이다. 비록 그가 순수한 의미의 신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나머지 3명의 선수들 중 13세이브를 초과하는 선수는 없었다. 오승환의 이름이 구단 역사에서도 꽤 높게 올라갈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