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환이 밝힌 '통메모리즈' 인기 돌풍과 배우 인생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8.11 09: 19

배우 구성환(36)은 요즘 모바일 영화 ‘통 메모리즈’의 인기에 싱글벙글 웃느라 바쁘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이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배우로서 참 기분 좋은 일이기 때문. 카카오와 SK브로드밴드에서 볼 수 있는 ‘통 메모리즈’는 300만 대여 건수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다. 
구성환은 이 영화에서 씨름 특기생이자 세력 다툼의 욕망이 강해 비열한 방법으로 타인을 제압하는 공소민 역을 맡았다. 30대에 고등학생을 연기하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고 남자 고등학생들의 적나라한 세력 다툼을 실감나게 연기하고 있다.
그는 극단에서 탄탄하게 연기력을 쌓아온 배우. 2004년 영화 ‘하류인생’으로 데뷔한 후 ‘바람의 파이터’, ‘상어’, ‘무방비 도시’, ‘포화속으로’, ‘26년’ 등에 출연하며 개성 강한 매력과 강렬한 연기를 뽐냈다. 구성환은 아직 미혼이다. 이번에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들에게 결혼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머쓱해 했다. 당분간은 연기 활동에 집중하고, 만 40세가 되면 결혼을 하고 싶다고 꿈을 밝히기도 했다.

구성환은 우연히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구성환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학창시절 공부를 잘한 것도,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방황하던 중 극단 공고를 보게 됐고 그의 인생이 달라졌다. 
“20살 때 극단 단원을 모집한다는 신문 공고를 보고 무작정 전화를 걸었어요. 처음에는 무대를 만드는 작업을 많이 했죠. 2년 정도 극단 생활을 하다가 임권택 감독님의 99번째 영화인 ‘하류인생’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프로필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도 몰랐죠. 증명사진을 찍어서 냈어요.(웃음) 감독님이 ‘웃기려고 증명사진 낸 거냐?’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전 정말 몰라서 낸 건데 감독님이 증명사진 제출을 신선하게 생각하셨나봐요. 재밌어 하셨어요. 운이 좋게도 캐스팅이 됐고 영화에 출연하게 됐죠.”
구성환은 이후 10여년간 꾸준히 작품을 했다. 어느 배우나 그러하듯 고비가 있었지만 연기가 좋아서, 재밌어서 한우물만 팠다. 주로 영화에서 활동하다보니 대중에게 이름과 얼굴이 많이 알려진 배우는 아니지만 영화에서 언제나 맛깔스러운 감초 연기를 해왔던 배우이기에 영화 팬들에게는 익숙하다. 드라마는 언제든 기회가 있다면 출연하고 싶다는 게 구성환의 말이다. 한가지 일을 10년 넘게 한다는 것은 장인에 가깝다는 말이기도 하다.
“제가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후회하진 않고요. 버틴다는 게 힘든 일이니까요. 함께 일을 시작했던 친구들 중에 함께 살아남은 친구들을 보거나 진짜 잘된 친구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구와 정우 모두 비슷한 시기에 연기를 시작했거든요. 그 친구들을 보면 위안도 되고요.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구성환은 연기를 할 때 ‘나대로 하자’라는 생각을 품고 한다. 대본에 적혀 있는대로, 자신이 이해한 감정대로 연기를 한다. ‘통 메모리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 학진에게도 있는대로 연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학진이 구성환을 때려야 하는 장면이었다.
“학진이에게 ‘캐릭터 살리고 싶니?’라고 물었죠. 학진이가 실제로 때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학진이가 그 말을 듣고 잘 때렸고 장면이 좋게 나왔어요. 그게 ‘나대로 연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 안에 있는 모습을 캐릭터에 맞게 끄집어내서 연기를 하는 거죠.”
‘통 메모리즈’에서 구성환은 참 비굴하고 비열한 인물이다. 인간의 나약한 면이 잘 드러내 극에서 생동감이 넘친다. 사실 누가 봐도 못된 악역이다. 구성환은 이 인물을 흡인력 있게 연기하며 영화의 흥미를 확 높이고 있다. ‘통 메모리즈’는 웹툰 ‘통’이 원작인데, 원작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영화만의 강렬한 색깔을 더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처음에는 고등학생 역할이라서 당황했어요. 제 나이에 고등학생을 연기하는 게 더 이상은 부담스러워서 못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죠. 제가 작품에서 고등학생 역할을 많이 했었어요. 아, 많은 분들이 제가 영화 ‘바람’에 나온 줄 아는데요. 저 ‘바람’에 안 나왔어요. 나온 배우와 닮긴 닮았더라고요.(웃음) ‘통 메모리즈’ 제안을 받고 처음에 제가 아닌 젊은 배우가 출연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런데 저처럼 늙게 보일 수밖에 없는 친구들이 있더라고요.(웃음) 그 친구들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죠. 워낙 원작 인기가 높기도 했지만 영화가 큰 사랑을 받아서 기분이 좋아요. 공개된 후 배우들끼리 조촐하게 회식을 했었거든요. 모바일 무비에 익숙하지 않을 것 같은 40대 아저씨들도 저희를 알아보시더라고요. 반응이 빨리 와서 놀랐어요.”
구성환이 생각하는 ‘통 메모리즈’의 인기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공감할 만한 이야기라고 꼽았다.
“고등학생들끼리 학교에서 벌이는 세력 다툼을 다뤄요. 딱 제가 학창시절 때 이야기였어요. 댓글을 봐도 ‘우리 이야기다’라는 글이 많더라고요. 원작은 상상을 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고 영화는 그 상상을 실제 그림으로 보는 재미가 있잖아요. 그런 흥미가 있는 것 같아요. 또 남자들의 로망을 건드리는 게 있고요. 아, 그리고 젊은 친구들이 멋있어요. 학진이가 멋있게 잘 연기하고 있죠. 여자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구성환은 남자다운 매력이 강하다. 영화에서도 그리고 실제로 봐도 ‘상남자’의 분위기가 감돈다. 그런데 반전 매력이 있다. 유쾌한 입담의 소유자다. 인터뷰 내내 농담을 곁들어가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있었다.
“제가 무표정으로 있으면 남자들이 무서워 해요. 그런데 저 순한 사람입니다.(웃음) 오해를 많이 받죠. ‘통 메모리즈’ 쇼케이스 때 배우들이 첫 인상과 다른 사람으로 모두 저를 꼽더라고요.(웃음)”
이 영화는 100만 대여 건수도 넘기기 쉽지 않은 모바일 영화 시장에서 벌써 300만 대여 건수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미 촬영은 4개월 전에 다 마친 상태. 제작에 심혈을 기울여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통 메모리즈’의 재미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 연기. 통쾌한 맛이 넘친다.
“한 가지 넘지 않는 선이 있어요. 무조건 주먹으로 싸우는 거죠. 그런데 멋있게 싸우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싸워요. 그래서 더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쓰러질 때까지 서로 때리고 싸우는 거죠. 전 다행히 액션 연기가 많지 않아요.(웃음) 아무래도 비열한 인물이다 보니깐 멋있게 싸울 일이 없어요. 제가 너무 못되게 나오니깐 댓글에 욕밖에 없더라고요.(웃음) 조금만 인간적인 성격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게 공소민의 캐릭터니까...”
구성환은 올해도, 내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연기를 할 예정이다. 찍어놓은 작품도 많고, 출연 예정인 작품도 가득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기에 그를 부르는 곳이 많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연기를 하고 싶어요. 잔잔한 일본 영화 같은 작품도 출연하고 싶고, 정말 무서운 사이코패스 역할도 하고 싶어요. 드라마도 기회가 된다면 출연하고 싶고요.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이순재 선생님처럼 계속 연기를 하는 게 꿈이죠. 계속 연기를 하면서 받은 출연료로 지인들과 연기 이야기하면서 소소하게 술을 마실 수 있다면 그게 행복인 것 같아요.” / jmpyo@osen.co.kr
[사진] 모션미디어, iHQ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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