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닥터스·W’ 정상방송이 보여준 올림픽중계 딜레마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8.10 12: 00

지상파 3사가 올림픽 중계 방송과 인기 정규 프로그램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과거보다는 줄어든 가운데, 인기 프로그램 결방에 예민한 시청자들의 항의 때문에 정규 프로그램을 결방하고 올림픽 중계를 밀어붙일 원동력이 부족한 상태다.
SBS는 지난 8일과 9일 월화드라마 ‘닥터스’를 모두 정상방송했다. 동시간대에 브라질 리우올림픽 주요 경기가 있었지만 SBS는 일찌감치 결방을 결정했다.
MBC 수목드라마 ‘W’는 당초 10일 방송이 불투명했다. 올림픽 중계 방송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 결방 가능성이 알려진 후 지난 일주일간 시청자들의 항의가 폭주했다. 올림픽 중계는 다른 방송에서 볼 수 있으니 MBC에서만 볼 수 있는 ‘W’를 틀어달라는 게 청원의 ‘맥락’이었다. ‘W’는 팬덤이 강한 배우인 이종석이 출연하고 판타지 멜로 드라마라는 특성상 젊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드라마다. 인터넷 여론이 들끓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MBC는 지난 해 가을 인기 드라마였던 ‘그녀는 예뻤다’ 결방을 뒤늦게 공지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낸 바 있다.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중계 방송과 ‘그녀는 예뻤다’ 방송을 저울질하던 MBC는 뒤늦게 결방 공지를 했고 다음 날 시청자들을 상대로 간을 봤다는 불만 섞인 인터넷 댓글과 전화 항의가 쏟아졌다. 공교롭게도 두 드라마 연출자 모두 정대윤 PD로 동일하다.
결국 MBC는 ‘그녀는 예뻤다’ 결방 항의 추억과 올림픽에 대한 저조한 관심, 그리고 ‘W’의 거센 인기 여론 등의 복합적인 계산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10일 방송은 정상적으로 전파를 탄다. 다만 11일 방송은 아직 불투명하다. 역시 올림픽 중계 방송과 ‘W’ 방송이 이원 편성돼 있다. 상황에 따라 ‘W’가 결방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11일 결방 여부에 따라 MBC는 또 다시 항의 폭탄에 시달릴 수 있다. 인기 드라마를 내놓는 방송사의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난감한 ‘딜레마’다.
지상파 방송으로서는 여러 계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청률 장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시차 12시간으로 인한 늦은 편성,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과거보다 낮다는 점이 비싼 중계권을 사들인 방송사로서 시름이 깊을 수밖에 없다. 올림픽 중계 방송을 당연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지만 정규 프로그램을 보게 해달라는 중계 방송으로 인한 결방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올림픽이 이어지는 한 이 같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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