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최고 2루수 타이틀은 누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10 05: 55

야마이코 나바로(현 지바 롯데)는 지난해 역대급 성적을 내며 무난히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140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48홈런, 137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은 모두 역대 2루수로서는 최다 기록이었다.
그런 나바로가 일본으로 떠난 뒤, 최고 2루수 타이틀을 향한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그 예상보다도 더 접전이다. 후보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뽐내며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지금쯤이면 최고를 향한 유력후보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야 하는데 가면 갈수록 더 미궁인 분위기다. 올 시즌 골든글러브 판도의 최고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무리가 아니다.
올 시즌 2루수 부문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총 9명이다. 타격 성적을 놓고 보면 제각기 장점이 뚜렷해 줄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우선 타율은 김성현(SK)이 가장 좋다. 김성현은 9일까지 3할3푼4리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2위 박민우(NC·0.316), 3위 서건창(넥센·0.306), 4위 정근우(한화·0.301)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김성현과의 격차가 꽤 벌어졌다. 3할4푼4리를 기록 중인 손주인(LG)은 규정타석을 채우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 김성현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느냐가 관건이다.

최다 안타 부문에서는 정근우(123개), 서건창(121개), 김성현(120개)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향후 성적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반면 홈런에서는 정근우(한화), 박경수(kt·이상 13개)가 공동 선두고, 서동욱(KIA·10개)이 3위다. 출루율에서는 서동욱(KIA·0.409)이 1위, 박경수(kt·0.396)가 2위다. 장타율에서는 박경수(0.481), 서동욱(0.477), 정근우(0.455), 김성현(0.437) 순이다.
타율·최다안타·출루율·장타율 별로 모두 1위가 다른 셈이다. 타격 성적을 가장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OPS(출루율+장타율)에서는 서동욱(0.886)이 1위, 박경수(.877)가 2위다. 3위 정근우(0.827)와의 차이는 조금 난다. 그러나 정근우가 타점과 도루에서는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정근우의 인상이 좀 더 깊을 수는 있다.
수비도 막상막하다. 규정타석을 소화한 선수로 한정했을 때 수비율 순위는 서동욱(0.989), 정근우(0.981), 정훈(롯데·0.981), 서건창(0.980), 박경수(0.980), 김성현(0.980) 순이다. 서동욱이 조금 앞서 있을 뿐, 나머지는 초박빙으로 순위가 나열되어 있다. 정근우와 서건창은 다른 선수들보다 수비 이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정근우는 845⅓이닝, 서동욱은 639이닝을 2루 자리에서 수비했다.
레인지 팩터(RF)를 봐도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정근우가 5.63으로 1위지만 서건창(5.58), 김성현(5.55)도 근소한 차이로 추격 중이다. 세이버매트릭스 개념에서 본 수비 지표에서는 박경수나 김성현이 오히려 수비로 더 큰 공헌을 했다는 결과도 종종 보인다. 이제 팀당 42~45경기 정도가 남은 시점에서 최고 2루수를 향한 경쟁은 불꽃이 튀길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