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7, 인천광역시청)은 더 이상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가 아니다. 또한 존경받는 선수도 아니다.
박태환은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아쿠아틱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예선 4조에서 49초24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총 59명의 선수 중 32위를 차지했다. 16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은 중위권 박태환의 실력으로 언감생심이었다.
주종목인 200m와 400m 자유형도 결과는 비슷했다. 200m 예선에서 박태환은 1분48초06의 기록으로 48명의 선수 중 29위를 했다. 쑨양은 1분44초65의 기록으로 아시아 최초 금메달을 땄다. 박태환의 기록은 쑨양에게 3초 이상 뒤진다. 6조 최하위로 들어온 박태환은 당연히 예선에서 탈락할 실력이었다.
400m에서 박태환은 3분45초63으로 예선 전체 10위를 했다. 역시 결선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실력이었다. 현재 박태환의 기량은 결선진출을 노리기도 어렵다. 더 이상 월드클래스의 기량이 아니다.
박태환은 부진의 이유로 훈련량이 부족했고, 세계수영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고 밝혔다. 꾸준히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해 새로운 선수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다는 것. 박태환은 금지약물복용에 따른 징계로 18개월간 선수자격을 박탈당했다. 이에 따른 책임은 온전히 본인의 져야할 몫이다.
올림픽은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대회다. 한국수영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박태환은 분명 큰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박태환은 더 이상 존경받는 선수가 아니다. 금지약물에 손을 댔기 때문이다.
자유형 400m를 제패한 맥 호튼은 쑨양과 박태환에 대해 “금지약물로 속임수를 쓰는 선수에게 인사하거나 그들을 존중할 시간이 없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결과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금지약물에 손을 댄 선수는 올림픽에 다시 나설 자격이 없다는 소리다.
여자 평영 100m를 제패한 릴리 킹(19, 미국)도 약물복용선수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금지약물복용 경력에도 불구 올림픽에 나선 율리아 에피모바(러시아)를 이긴 뒤 검지손가락을 가로젓는 “넌 안돼!” 제스처를 취했다. 킹은 “에피모바에게 손가락을 흔든 것은 솔직히 내가 그녀의 팬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우리는 (약물 없이) 깨끗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날렸다.
킹의 경고는 박태환에게도 해당된다. 박태환은 대한체육회와 법정다툼까지 벌이며 가까스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약물복용 전력이 있는 선수에 대한 국제 수영계의 시선은 고울 수가 없다. 박태환은 더 이상 존경받는 선수가 아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리우(브라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