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커브’ 류제국, 2013 승리 아이콘 재현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8.10 05: 55

커브 제구 잡기 위해 3주 일찍 캠프 시작
커브 구사율 높이며 후반기 3승 상승세
가장 먼저 흘렸던 땀방울이 결실을 맺고 있다. LG 트윈스 캡틴 류제국(33)이 폭포수 커브를 앞세워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대로라면 승리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던 3년 전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

류제국은 지난 9일 문학 SK전에서 6⅓이닝 5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8승에 성공했다. 7회말 2점을 내주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무결점 피칭이었다. 꾸준히 초구 스트라이크를 넣으며 2회말 박정권 타석을 시작으로 6회말 김재현 타석까지 14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돌려세웠다. 4이닝 연속 삼자범퇴 행진으로 경기 초중반을 지배했고, LG 타자들은 5회까지 이미 7점을 뽑아 승기를 가져왔다. 
호투의 중심에는 커브가 자리했다. 이날 류제국은 리그 최고 수준의 커브를 마음껏 구사했다. 타자가 커브를 예상해도 치기 힘들 정도로 커브의 각이 날카로웠다. 탈삼진 8개 중 6개가 커브에서 나왔다. 커브와 더불어 패스트볼의 로케이션도 안정됐고, 체인지업도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시즌 전 머릿속에 넣어둔 첫 번째 목표가 실현된 순간이었다. 
류제국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스프링캠프에 들어갔다. 동료들보다 3주 일찍 미국 애리조나로 떠났고,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찾는 트레이닝 센터에서 올 시즌을 준비했다. 애리조나 캠프 당시 류제국은 “지금 가장 큰 목표는 커브 제구를 잡는 것이다. 커브 제구만 어느 정도 된다면, 훨씬 편하게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커브는 예전부터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150km 이상 나왔던 직구만큼이나 커브가 좋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하지만 수술을 하면서 커브 감각을 잃어버렸다. 수술을 받고 나서는 커브를 던지고 나면 팔꿈치가 저려서 일부러 6, 7초 동안 마운드 위에 멈춰있기도 했다. 게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공백도 생겼다”며 “잃어버린 커브 제구를 찾기 위해 커브를 던지는 투수들의 조언을 꾸준히 듣고 있다. 우리 팀에선 정우가 커브 제구력이 뛰어나다. 정우에게 항상 물어본다”고 밝혔다.   
2016시즌이 시작됐고, 100%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커브의 비율을 높였다. 류제국은 올 시즌 선발 등판한 20경기 중 15경기에서 커브 구사율 15%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선발 등판한 24경기 중 커브 구사율 15% 이상을 올린 경기는 10경기에 불과했다. 올 시즌 내내 꾸준히 커브를 던지면서 감을 잡아가려 한다. 
류제국이 처음 KBO리그 마운드에 오른 2013시즌에는 생소함이 가장 큰 무기였다. 지저분하게 움직이는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조합만으로도 어느 정도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덧 4번째 시즌이 진행 중이다. 타자들은 류제국이 던지는 공의 궤적에 익숙해졌다. 최근 류제국은 “다른 궤적으로 움직이는 공이 필요해 후반기부터 컷패스트볼을 추가했다. 커브와 컷패스트볼이 내 것이 됐을 때 마운드 운용도 수월해질 것이라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류제국은 후반기 4경기에 나서 23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7월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5⅔이닝 5실점(3자책)으로 고전했지만, 이후 3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최근 페이스를 유지하면, 2013시즌 승률 85.7%로 승리의 아이콘이 됐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 투구패턴이 다양해진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선발진 전체가 동반 활약을 펼치면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류제국은 “최근 허프를 비롯해 선발투수들이 잘 하면서 이전보다 집중력이 생긴 것 같다. 선발투수들이 계속 자기 역할만 잘 해주면 팀 전체가 최근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 믿는다”고 각오를 다졌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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