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6연승·최근 12경기 10승 2패 상승세로 중위권 진입 눈앞
비결은 선발진 전원 활약과 안정된 불펜진, 그리고 지뢰밭 타선
매일 새로운 영웅이 등장하며 승리를 이끈다. 그야말로 되는 팀이다.
LG 트윈스가 주축 선수들의 부재 속에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팀 내 타점 1, 2위 타자가 없고, 시즌 초반 4번에 배치됐던 타자도 2군에 있다. 수년 동안 불펜진의 기둥 역할을 해온 베테랑 투수들도 자리를 비웠다. 그럼에도 LG는 공수주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빠르게 승리를 쌓고 있다.
LG는 지난 9일 문학 SK전에서 9-4로 승리, 올 시즌 두 번째 6연승에 성공했다. 최근 12경기서 10승 2패, 후반기 전적 12승 7패로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다. 전반기 종료시점에선 4위 SK와 6경기 차이였으나, 1.5경기 차이까지 좁혔다. 이대로라면 6월 26일 이후 처음으로 5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LG가 상승세를 타는 비결은 ‘새로운 영웅 탄생’이다. 매일 승리를 이끄는 영웅이 두 명 이상 나타난다. 선발투수 5명이 고정된 영웅이라면, 불펜진 혹은 야수진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영웅이 추가된다. 지난 9일 경기에선 류제국이 6⅓이닝 2실점으로 홈런 군단을 이겨냈다. 그리고 야수진에선 오지환이 5번 타자로 나서 만루포와 솔로포 포함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대폭발했다.
6연승의 시작점이었던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서도 류제국이 선발승을 올리며 자기 몫을 다했다. 새로운 수호신이 된 김지용은 7회말 무사 1, 2루 위기서 실점하지 않았다. 그리고 8회초 히메네스가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날렸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 또한 임찬규가 5⅔이닝 3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고, 윤지웅이 10회말 끝내기 패배 위기를 극복하는 호투와 호수비를 펼쳤다.
지난 주말 kt와의 3연전도 비슷했다. 3연전 첫 번째인 5일 경기에선 소사가 8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배했고, 히메네스는 3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6일에는 우규민이 6⅓이닝 1실점으로 후반기 부활 청신호를 밝혔고, 손주인이 7회말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7일엔 허프가 6이닝 3실점으로 지난 선발 등판 악몽에서 탈출했다. 야수진에선 유강남이 3회말 빅이닝의 시작을 알리는 홈런포를 날린 뒤 7회말에도 적시타를 쏘아 올리며 공수에서 돋보였다.
그런데 무엇보다 고무적인 점은 누가 새로운 영웅이 되도 놀랍지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최근 LG는 많은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일단 소사·우규민·허프·류제국·임찬규로 이뤄진 선발진이 후반기 평균자책점 3.89로 이 부문 리그 1위를 지키는 중이다. 김지용 외에는 다소 불안했던 불펜진도 윤지웅과 임정우가 페이스를 찾고, 이준형이 추가되며 안정감이 생겼다.
▲후반기 LG 투수 성적
소사: 4경기 25이닝 2승 1패 ERA 4.32
우규민: 4경기 21⅓이닝 1승 1패 ERA 3.38
허프: 4경기 21⅔이닝 2승 1패 ERA 3.32
류제국: 4경기 23⅓이닝 3승 1패 ERA 3.86
임찬규: 2경기 10⅔이닝 0승 0패 ERA 3.38
김지용: 11경기 14이닝 0승 1패 5홀드 ERA 4.50
윤지웅: 9경기 9이닝 2승 0패 1홀드 ERA 4.00
이준형: 2경기 3⅓이닝 0승 0패 0홀드 ERA 2.70
임정우: 8경기 9이닝 0승 0패 4세이브 ERA 2.00
야수진은 예측할 수 없는 다이너마이트다. 박용택과 손주인의 안타가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됐다. 새로운 리드오프 김용의, 슬럼프에서 탈출한 정성훈, 무릎 통증에서 회복된 오지환, 타격감을 다시 찾은 유강남도 무섭게 배트를 휘두른다. 더불어 모두를 놀라 게 만드는 이형종, 지난해 모습을 찾고 있는 임훈,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날리는 양석환까지 여러 타자들이 동반상승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86타점을 올린 히메네스와 66타점을 기록한 채은성, 그리고 4번 타자로 자리했던 이병규(7번)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 후반기 LG 타자 성적
오지환: 타율 0.344 6홈런 1도루 17타점 14득점 OPS 1.135
이형종: 타율 0.414 0홈런 1도루 2타점 6득점 OPS 1.017
김용의: 타율 0.378 1홈런 6도루 8타점 18득점 OPS 0.946
손주인: 타율 0.383 1홈런 1도루 8타점 13득점 OPS 1.000
박용택: 타율 0.346 2홈런 0도루 16타점 13득점 OPS 0.839
양석환: 타율 0.282 2홈런 1도루 8타점 3득점 OPS 0.831
정성훈: 타율 0.308 1홈런 1도루 6타점 7득점 OPS 0.811
유강남: 타율 0.314 1홈런 0도루 6타점 7득점 OPS 0.780
임훈: 타율 0.308 0홈런 2도루 4타점 4득점 OPS 0.649
LG는 2년 전에도 5할 승률 ‘마이너스 16’으로 바닥을 찍었다가 반등에 성공,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적을 이뤘다. 당시에는 마운드에선 불펜진이, 야수진에선 베테랑들이 중심 역할을 했다. 올해는 조금 다르다. 현재 LG는 선발진이 승리를 이끌고, 야수진에선 이례적인 신구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만일 LG가 이번에도 기적을 이룬다면, 2년 전보다 많은 선수들이 주역으로 올라있을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