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스타킹’, 전국민 울리고 웃긴 9년 대장정 고마웠어요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8.10 06: 50

지난 2007년, 온 국민이 스타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목표 아래 ‘스타킹’이 출범했다. 그간 수많은 출연자들이 가슴 뭉클해 지는 인간 승리의 순간부터 눈을 의심케 하는 끼와 재주를 보여 왔다. 그런 스타킹이 약 9년 동안의 대장정을 마치고 감동의 마무리를 했다.
지난 9일 SBS ‘스타킹’ 최종회가 전파를 탔다. 마지막이라고 해서 거창한 이벤트를 준비하지는 않았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신기한 재주를 지닌 다양한 출연자들이 보는 이들의 눈을 휘둥그레해지게 만들었고, 시련을 극복한 사람들의 감격적인 새 출발 현장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소소함 가운데는 놀라움이 있었다. 9년 동안 국악 신동 송소희, 리틀 싸이 황민우, 트레이너 숀리, 헤어스타일리스트 차홍 등 현재까지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출연자를 비롯해 무려 3천여 명의 스타들을 탄생시킨 ‘스타킹’다웠다. 이날 방송에서는 국내 속사포랩의 1인자 아웃사이더가 비공식적으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며 자신의 한계를 깼다.

‘스타킹’을 통해 노래라는 같은 특기를 뽐냈던 출연자들은 문화봉사단을 꾸려 소외된 이웃들에게 재능 기부를 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중딩 폴포츠 양승우는 잠재력을 ‘스타킹’에서 선보인 후 국내 굴지의 콩쿠르들을 섭렵하고 독일 유학길에 오르며 꿈을 향한 끝 없는 도전을 이어 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려웠던 시절을 이겨내고 자신의 소질을 이웃과 나누는 훈훈한 광경은 ‘스타킹’이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스타킹’이 9년 동안 시청자들에게 전파한 것은 단순 볼거리를 넘어 사람에 대한 애정이었다. 언뜻 사소해 보이고, 쓸데 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것에 누구보다 깊이 열중하는 인간의 열정과 도전 정신이 괴로움을 정면 돌파하는 과정을 함께 보며, 시청자들은 울고 웃었다.
특히 ‘스타킹’은 화려한 스타들이 아닌 일반인들 위주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공감도도 높았다. 그 결과 시즌제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국내 예능계에서도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스타킹’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해 냈던 강호동의 공도 컸다. 유독 신동 출연자들이 많았던 ‘스타킹’에서 시종일관 무릎을 꿇고 눈을 맞추며 아빠 미소를 지었던 강호동, 강인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가끔은 눈물을 짓기도 하는 강호동의 휴머니즘은 단연 ‘스타킹’ 장수의 견인차였다.
방송 말미 강호동은 제작진으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은 후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라고 종영 소감의 운을 뗐다. 항상 만면에 큰 웃음을 달고 다니던 강호동의 눈이 어느덧 촉촉해져 있었다. 그는 “그래도 울지 않고 용기를 내서 말씀드리겠다. ‘스타킹’은 제가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최고의 학교였다”고 짧고 굵은 심경을 전했다. 그간 프로그램을 사랑해 준 시청자들을 향한 마지막 인사도 잊지 않았다.
기약 없는 작별을 하게 됐지만, ‘스타킹’이 종영한다고 해서 도전의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 ‘꿈을 잃지 않는 한 스타킹의 문은 언제든 다시 열릴 것입니다’라는 ‘스타킹’의 마지막 한 마디는 9년을 함께 해 준 시청자들을 향한 최고의 인사였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스타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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