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타선이 살아났다. 일부 주전 멤버들을 빼고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상대 마운드를 폭격했다.
두산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장단 12안타를 집중시키며 11-4로 승리했다. 여유 있게 앞서며 2연승한 선두 두산은 63승 1무 38패가 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산은 몸에 맞는 볼 후유증으로 인해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은 닉 에반스, 관리가 필요했던 김재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 중심타자 한 명과 함께 최근 타격감이 절정이었던 리그 최강의 9번타자가 빠진 채 시리즈 첫 경기에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주전 둘이 없어도 여전히 타선은 강력했다. 1회말 1사 만루에서 양의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두산은 2회말 KIA 선발 임기준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6득점해 7-0으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2번 타순에 배치된 허경민은 에반스와 김재호의 몫을 동시에 해줬다. 7회말 쐐기를 박는 좌월 스리런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2볼넷 4타점을 올린 그는 김재호의 출루능력, 에반스의 해결능력을 한 번에 보였다.
특히 팀이 화요일 18연승을 기록하는 동안 보인 활약도 특급이다. 이 기간 허경민은 68타수 28안타로 타율 4할1푼2리, 4홈런 24타점을 수확했다. 화요일 기록만 놓고 보면 타격, 최다안타, 타점 부문 리그 1위일 정도로 그는 ‘화요일의 사나이’였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오재일이 3타수 3안타 1볼넷으로 타격감을 회복한 점도 두산으로서는 큰 수확이었다. 이날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은 좋을 때 (옆구리 부상으로) 쉬면서 나빠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 어린 선수가 아니니 스스로 잘 준비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는 곧바로 감독의 재신임을 받을 수 있는 타격을 선보였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